[1946년에 출범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1990년에 결성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18일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유통 사장 등이 포함된 '적폐 기관장 10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이들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이 전 정부의 낙하산 인사이며 성과연봉제를 추진한 '적폐' 인물이라는 것이다. 특히 10명 중 8명에 대한 퇴진 요구 이유가 공공 기관 성과연봉제 추진이었다.

성과연봉제는 공공 기관의 비효율과 방만 경영을 개혁하기 위해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것이다. 일하는 사람이나 안 하는 사람이나 똑같은 월급과 보너스 받는 임금 체계를 개선하고, 국민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한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국민에게 적은 부담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정부라면 마땅히 추진해야 할 정책이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편하고 좋은 게 좋은 식으로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성과연봉제에 노조가 반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이제는 공무원노조와 교원 단체까지 성과급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이기적 행태에 새 정부가 동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 기간 문재인 대통령이 공무원노조 출범식에서 성과연봉제 폐지를 약속하더니 취임 후 바로 실행에 옮겼다. 공공 기관에 경쟁 체제를 도입해 국민 부담을 줄이고 서비스 질을 높이려 하면 적폐가 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새 정부에서는 노총이 주장하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청와대 수석도 이들이 반대하자 쫓겨났다. 철도 경쟁 체제를 백지화하라는 노조 요구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번엔 노조가 청산할 공공 기관 기관장 명단을 발표하며 "퇴진을 명(命)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기관장들 상당수도 결국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공공 기관장들이 국민이 아니라 노조 눈치 보는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이제 누구라도 공(公)노조 '철밥통' 건드리면 적폐가 되는 시대다. 귀족 노조들은 제 세상 만난 듯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