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비행기로 출퇴근하는 남자. 얼핏 생각하면 참으로 ‘호사’스러운 것 같지만, 미국의 이 남성은 이렇게 매일 출퇴근에만 6시간을 쏟는다.

영국 BBC 방송이 소개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기계공학자 커트 본 바딘스키(42)는 매일 오전 5시면 일어나 모두 600km가 넘는, 직장으로의 ‘대장정(大長程)’에 나선다. 그가 세운 첨단기술회사 ‘모티브(Motiv)’는 캘리포니아 북부 샌프란시스코에 있기 때문. 그는 모티브의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고 있다.

커트는 아침 일찍 일어나면 우선, 차로 15분 거리 떨어진 밥 호프 버뱅크 공항(Bob Hope Burbank airport)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매월 2300달러(259만 원)를 내고 대여한 단발 여객기를 탄다. 항공 시간은 90분.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서 방향으로 568km 떨어진 오클랜드에 도착한다.

오클랜드 공항엔, 그가 직장이 있는 샌프란시스코 시내로 몰고 갈 제2의 승용차가 늘 대기하고 있다. 이 차로 오전 8시 반이면 사무실 도착. 오후 5시 퇴근할 때에 이 순서의 역순으로 진행해, 밤 9시엔 귀가한다고.

그의 직장 통근 얘기를 듣는 사람은 누구도 예외 없이 "매일? 매일? 매일?"이라고 되묻는다고. 애초에 그는 집 근처엔 로스앤젤레스에서 사무실을 차렸다. 그러나 회사를 키우기 위해 IT 인력이 풍부한 샌프란시스코로 사무실을 옮겼다. 가족과는 떨어져 살기 싫지만, 동시에 직원들과도 영상 통화가 아닌 대면 접촉으로 매일 의사소통을 하고 싶고….
결국 커트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매일 비행기 출퇴근' 밖에 없었다.

그는 사전에 신원조사를 다 받았기 때문에, 차를 세우고는 바로 별도의 보안검색 없이 활주로에서 출퇴근용 항공기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매일 6시간의 통근 시간은 비행기를 탄다고 해도 지치는 일. 커트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의 기온 차가 심하거나, 날씨 변동이 심할 때는 참 힘들다”며 “차로 이동할 때 교통체증도 문제”라고 BBC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