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국영 카타르항공이 미국 아메리칸항공(NASDAQ:AAL)의 주식 일부(10%)에 대한 매입 의사를 밝혔다고 CNN머니(CNN MONEY)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크바르 알바케르 카타르항공 최고경영자(왼쪽에서 3번째)

아메리칸항공은 성명서를 통해 “아크바르 알바케르 카타르항공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초 아메리칸항공의 보통주 10%, 약 1670만주를 8억800만달러에 매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카타르항공이 지분 매입 의사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22일 아메리칸항공의 주가는 장 중 3%까지 올랐다.

카타르항공은 개별 성명을 발표하고 “아메리칸항공 이사회의 동의 없이 사들일 수 있는 최대지분 4.75%를 매입할 의사가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 의향을 보였다.

외부투자자들이 아메리칸항공의 주식 4.75% 이상을 소요하려면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또 이사회 승인이 있다고 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대 24.9%까지만 지분을 소유할 수 있다. 이에 카타르항공 측은 일단 주식을 최대한 매입하고, 미국 당국과 아메리칸항공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추가로 지분을 더 늘려가겠다는 입장이다.

아메리칸항공 측은 투자제안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받은 카타르항공사의 제안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더그 파커 아메리칸항공 CEO는 “카타르항공의 지분 투자 의사가 반갑지 않다”면서 “우리가 카타르항공을 비롯한 중동 항공사들의 정부 보조금 수령이 불법이라고 비판해온 상황에서 카타르항공의 접근은 이상하고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간 아메리칸항공을 비롯한 유나이티드항공(NYSE:UAL), 델타항공(NYSE:DAL) 등 미국 항공사들은 “에미레이트항공과 에티하드항공, 카타르항공 등 걸프 지역 항공사들이 정부의 막대한 유가보조금으로 불공정하게 시장점유율을 늘인다”며 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갈등을 빚어왔다.

더욱이 카타르항공의 이번 투자 제안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국가들이 카타르가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며 국교 단절을 선언한 ‘카타르 단교 사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카타르항공은 단교를 선언한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이집트 등의 영공을 지나갈 수 없게 됐다.

항공컨설팅 회사 애로테스크(Aerotask)의 상무이사 롭 왓츠는 “카타르항공의 이번 제안은 좁은 중동 시장을 벗어나기 위해 다른 항공 동맹국들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과 비슷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카타르항공은 이미 국제항공그룹(LON:IAG)의 주식 20%와 LATAM 항공그룹(NYSE:LTM) 주식 10%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