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1일 각 부처 6개 차관 인사를 발표했다. 차관은 국회 인준 절차 없이 임명한다. 모두 행시·외시 등 국가고시를 거쳐 각 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들을 내부 승진시켰다.
아직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지 않은 부처도 포함돼있어, 당분간 각 부처 장관 인선을 완료하고 국회 절차가 끝날 때까지 차관 중심 체제로 정부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1차관엔 고형권(53) 아시아개발은행 이사를 임명했다. 행시 30회로, 기획재정부 성과관리심의관과 정책조정국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이었던 창조경제추진단장, 기재부 기조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전남사대부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교육부 차관엔 여성인 박춘란(52)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을 임명했다. 행시 33회로 교육부 정책기획관과 대학정책관, 평생직업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교육부 내 여성 국장 1호라는 기록도 가진 그는 '여성 차관 1호' 타이틀도 달게 됐다. 진주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외교부 2차관엔 조현(60) 주인도 대사를 임명했다. 외시 13회로, 주UN대표부와 주오스트리아 대사와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 다자외교조정관 등을 거쳤다. 다자외교에 대한 전문성 등을 감안한 인사라고 밝혔다. 전주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왔다.
통일부 차관엔 천해성(53)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을 임명했다. 행시 30회로, 통일부 대변인과 남북회담본부 본부장, 통일정책실장 등을 거쳤다. 노무현 청와대에서 근무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에 파견됐다가 며칠 만에 다시 부처로 돌아온 일도 있다. 서울 영등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자치부 차관엔 심보균(56) 행자부 기조실장이 임명됐다.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국장과 여성가족부 기조실장,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등을 거쳤다. 전주고와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나왔다.
국토교통부 2차관엔 맹성규(55) 강원도 경제부지사를 임명했다. 국토부 해양환경정책관과 종합교통정책관, 교통물류실장 등을 지냈으며 주중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도 일했다. 인천 부평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이날 인사 발표를 전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다른 부처 장·차관 인사도 인사 검증이 나오는대로 순차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각 부처 장관 인선이 끝나지 않았는데 장관이 추천해야 할 차관부터 임명 발표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장관들은 인사 청문회를 거치는 과정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차관이 먼저 임명돼 업무 파악을 먼저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또 '통일부의 경우 정통 관료가 차관에 임명되면 정치인 장관이 오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관료 출신 차관이라고 해서 정치인(장관)이 반드시 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