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에선 맥반석'을 밀어내고 요즘 아침 식사용 '반숙 계란'이 인기다. 부드러운 식감으로 단숨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시중에서 파는 반숙계란 제품은 한 알에 900~1000원선으로, 일반 특란 한 알(약 270원)보다 3배정도 비싸다.
가격 압박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GS25에 '가공란' 카테고리에서 지난해 매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하지만 아무리 맛이 좋아도 '빨리빨리'인 세상에서, 여전히 달걀 껍데기는 귀찮은 존재다.

반숙 계란의 경우 흰자가 부드러워 껍데기가 분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숙 계란 껍데기를 빨리 까는 방법은 무엇일까? 기존의 삶은 계란 껍데기를 빨리 까는 다양한 방법들을 반숙 계란에도 적용했다. 그리고 많은 방법 중 어떤 방법이 반숙 계란과 궁합이 좋은지 실험해봤다.

1. 바닥에 굴려서 손으로 까기
2. 숟가락으로 까기
3. 밀폐용기에 넣고 흔들기
4. 물이 든 컵에 넣고 흔들기
5. 위아래를 조금 깐 뒤 물 붓기

첫 번째로 ‘바닥에 굴려서 손으로 껍데기 까기’다. 가장 고전적인 방법 중 하나다. 반숙 계란을 책상 바닥에 굴리자 사방으로 금이 갔다. 금 가는 방향으로 손을 대자 껍데기가 금방 벗겨졌다. 다만 완숙 계란과 비교했을 때 반숙은 흰자가 부드러워 힘 조절을 잘못하면 흰자 일부가 으깨지기도 했다.

두 번째로 알려진 방법은 달걀 껍데기에 손으로 작은 구멍을 내고 숟가락을 이용해 껍데기를 까는 것이다. 숟가락의 굴곡진 부분과 달걀의 둥근 부분이 잘 맞아떨어지면 껍데기 벗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다만 군더더기 없이 성공하기 위해선 몇 번의 시도를 해야 할 만큼 숙련도가 필요했다.

세 번째는 반숙 계란을 밀폐용기에 넣고 흔드는 방법이다. 첫 시도에서 반숙 계란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뭉개졌다. 힘 조절을 해서 한 번 더 시도를 했지만, 껍데기와 내용물이 같이 으스러져 먹기 곤란한 상태였다. 달걀 껍데기를 깐 다기보단 부순다는 개념이었다.

네 번째는 물이 든 컵에 넣고 손으로 컵 입구를 막은 뒤 흔들고서 껍데기를 까는 방법이다. 약 5회 정도 흔들자 금방 달걀 껍데기에 금이 갔다. 물과 함께 흐물흐물해진 껍데기 덕분에 반숙임에도 손을 대자 껍데기가 금방 까졌다.

다섯 번째는 달걀 껍데기 윗부분과 아랫부분에 손으로 작은 구멍을 내고 입으로 강하게 불어 껍데기와 계란을 분리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몇 번을 시도해봐도 반숙 계란으로는 불가능했다.

첫 번째, 두 번째, 네 번째 방법은 반숙 계란 껍데기 까기에 성공했지만 세 번째, 다섯 번째 방법은 실패했다. 최은정 과학교육학 박사는 “완숙의 경우 단백질이 딱딱해지면서 껍데기가 떨어져 나오기가 좋지만, 반숙은 흰자가 물렁물렁해 껍데기와 밀착력이 강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성공한 방법 중 가장 빨리 달걀 껍데기를 깔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1위는 네 번째인 ‘물이 든 컵에 넣고 흔들기’로 13초가 걸렸다. 2위는 첫 번째 방법인 ‘바닥에 굴려서 손으로 까기’로 1위보다 3초 뒤처진 16초를 기록했다. 3위는 ‘숟가락으로 까기’ 방법으로 20초가 돼서야 껍데기가 다 벗겨졌다.

최 박사는 네 번째 방법이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요소로 ‘물’을 꼽았다. 그는 “달걀을 흔들다 보면 껍데기에 틈이 생긴다. 그 틈으로 물이 들어가 탄산칼슘(달걀껍데기)과 만나면 껍데기와 흰자 사이에 마찰력이 감소한다. 그 덕분에 껍데기를 빨리 분리될 수 있다”고 했다.

최 박사는 “실생활에서 반숙 달걀 껍데기를 쉽게 까는 방법으로 달걀을 삶고 나서 찬물에 바로 담가야 한다”며 “달걀 껍데기가 수축하면서 흰자와 껍데기 사이에 공간이 생겨 흰자와 막이 쉽게 떨어져 나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