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수시 축소 공약’을 놓고 혼란이 초래됐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논술·특기자 전형 없애면 수시 전형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 수시가 줄면 정시가 는다”고 물었지만, 문 후보는 “줄어드는 수시 전형을 어떻게 할 거냐, 이건 각 대학들이 결정할문제라서 수시가 준다고 정시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대입에서 수시 전형의 비중
2017년도 대입에서 수시전형 모집 비중은 전체의 70.5%였다. 이 중에서, 학생부 전형(교과·종합)이 85.8%이었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

한편, 현재 고2가 대학에 진학하는 2019학년도 대입에선 이 수시모집 비중이 역대 최고인

[76.2%]

에 달하게 된다. 이 수시 전형에서도 학생부 중심 전형이 86.2%, 정시(수능) 전형은 수능 위주 선발이 87.1%로 대부분을 차지해

수시는 학생부 위주, 정시는 수능 위주의 대입전형 기조가 유지된다

.

 
문 후보의 ‘수시 축소’ 공약은

문 후보는 TV 토론에서 “대입전형에서

논술 전형

특기자 전형

을 없애서 대학 입시를 단순화하고, 그래서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낮추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수시전형을 이루는 ①학생부 위주 ②논술 ③실기(특기 등 증빙자료 활용)에서 ②와 ③번 전형 방식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시가 느는 것이냐”는 유 후보의 질문에, 문 후보는 “그만큼 주는 것은 아니다”며 수시 전형에서 준 인원의 전형 방법은 대학 자율에 맡긴다는 취지로 답했다.

▶트위터 캡처

문 후보의 이 대답은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했다. 유 후보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하신다”고 마무리했고,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수시를 줄이면 정시가 늘어나는 게 아니면 대체 무슨 얘기냐”는 유권자·학부모들의 ‘해석’ 문의가 잇달았다.

왜 이런 혼란이 생긴 것일까
문 후보가 이날 TV토론에서 밝힌 것은 수시 전형 가운데, 논술과 특기자 전형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수시 전형은 고교 내신 성적을 주로 보는 ‘

학생부 교과 전형

’과, 내신 성적뿐 아니라 동아리·봉사활동 등 다양한 비(非)교과 영역을 함께 보는 ‘

학생부 종합 전형

’,

논술

,

실기

(특기자 포함) 전형 등으로 나뉜다.

문 후보는 이 중에서 논술이나 실기(특기)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에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니, 이 두 분야의 수시 전형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수시전형에서 논술과 특기자 전형을 폐지하면, 정시 전형이 확대되지 않나?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문 후보의 말대로, 폐지된 수시전형 모집 인원이 수시의 다른 분야(학생부 전형)로 갈지, 수능 정시로 갈지는 대학의 결정에 맡기기 때문이다.

2019학년도 4년제 대학들의 모집 정원에서 76%를 차지하는 수시 전형은 그 안에서, △학생부 교과 전형(54.3%) △학생부 종합 전형(31.9%) △실기(7.3%) △논술(5%)로 나뉜다. 특기자 전형은 실기 안에 포함된다. 즉, 2019학년도 기준으로, 전체 모집인원

34만8834명

중 실기와 논술 전형

3만2609명

의 전형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입시는 학부모 관심이 워낙 커, 전문가가 정교하게 설계하고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는데, 문 후보가 TV토론에서 이를 명쾌하게 전달하지 못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팩트 검증 총평 검증기준

문 후보의 대입전형 공약대로 한다면, 수시 전형의 일부 방식이 폐지된다고 해서, 그 폐지된 모집인원 만큼이 그대로 정시 전형 인원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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