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대선 후보들은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3차 TV토론회에서 복지·교육 정책과 국민 통합 방안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를 끝으로 더 이상의 TV토론은 없다. 또 3일부터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대선' 국면에 접어든다. 3일 이후 실시되는 여론조사는 공표·보도할 수 없어 유권자들은 후보자 지지율 등 판세 변화를 알 수 없다.

그런 가운데 바른정당 의원 13명은 이날 홍준표 한국당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탈당을 선언하는 등 대선판은 계속 요동치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정체하거나 소폭 하락하고, 홍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은 크게 변화를 보이고 있다. 바른정당 의원들 탈당으로 유승민 후보에 대한 관심도도 변화할 조짐이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후보들의 토론도 볼 수 없고, 여론의 변화도 알 수 없는 채로 유권자들은 6일 뒤 투표장에 가야 한다.

바른정당, 창당 98일만에 사실상 분당 -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2일 국회 기자 회견장에서“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 창출을 위해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작년 12월 27일 1차로 29명의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후 127일 만이다. 왼쪽부터 홍일표, 김학용, 박성중, 여상규, 박순자, 이군현, 홍문표(마이크 앞), 김재경, 김성태, 황영철, 이진복, 권성동, 장제원 의원.

정치·여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막판 최대 변수는 급변하는 보수 유권자층의 선택"이라고 하고 있다. 선거운동 초반 안철수 후보로 쏠렸던 보수 표심은 최근에는 홍준표 후보 쪽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조짐을 보였다. 바른정당 소속이었던 권성동·김성태·김재경·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군현·이진복·장제원·홍문표·홍일표·황영철(가나다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 창출과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 염원을 외면할 수 없다"며 바른정당 탈당과 홍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홍 후보 측은 이날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의 지지 선언으로 이제 사실상 보수가 단일화됐다"고 했다. 하지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선 "명분 없는 이합집산으로 역풍이 불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서청원·윤상현 등 옛 친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원칙 없는 탈당과 입당"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이들의 한국당 복당은 대선 이후로 미뤄졌다.

그러나 이처럼 큰 변수가 생겼어도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등으로 3일 이후부터는 대선 판세 변화를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가 누구인지 따져보지 못하고 오직 자신의 소신과 판단에 따라 투표하는 절차만 남겨두게 된 셈이다. 당장 5·9 대선의 사전(事前)투표가 오는 4일부터 이틀에 걸쳐 실시된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번 대선에선 '당선자가 누가 되느냐' 하는 결과 못지않게 2·3위 득표자가 누가 되고, 표를 어떻게 나눠 갖는지도 상당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하고 있다. 당선자의 득표율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서도 향후 정치 지형도가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 남은 1주일간 유권자들은 판단의 기준이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선택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