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일부 친박 성향 의원들이 2일 바른정당에서 탈당한 의원 13명의 한국당 복당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 “바른정당 의원들의 입당을 논하기에 앞서 국민과 당원을 납득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지금은 과정이 생략됐고 명분도 설득력이 없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바른정당 의원들을 향해 “당론을 깨고 대통령을 탄핵한 뒤 대선을 앞두고 당을 깨고 나갔다”며 “세가 불리하다고 판단했는지 자신들이 추대한 후보를 버리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라면 최소한의 정치 도의는 지켜야 한다”며 “바른정당은 자신들의 후보를 설득해 명분을 갖고 절차를 거쳐 복당하는 수순을 밟아야 했다”고 했다.

한선교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조건적인 일괄 복당이 이뤄지면 한국당을 탈당하겠다”고 했다.

한 의원은 “(바른정당 의원들은) 한국당 의원을 폐족으로 매도하고 한국당이 없어져야 할 당이라고 외쳤던 사람들”이라며 “그들의 절반이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들어오겠다는 것인데,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유승민 후보가 우리와 함께 해야 한다”고도 했다.

유기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바른정당 의원들은 한국당에 불을 지르고 나갔는데, 이제는 100일도 안 돼 자기들이 만든 당을 탈당한다”며 “한국당이 좌파 세력에게 돌팔매질 당할 때 그들 편에 섰던 사람들인데 씁쓸하다”고 했다.

유 의원은 “한국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탈당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한국당 당원과 지지자가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 그동안 행적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앞서야 한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바른정당 의원들이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해서 보수표 결집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며 “도의적으로 절차와 방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보수 통합은 당당하게 해야 한다”며 “홍 후보가 지금이라도 유승민 후보와 조원진 후보를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들이 홍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자유지만, 재입당은 분명한 절차와 당원의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 “나갈 땐 마음대로 나갔지만 들어오는 건 마음대로 안 된다”며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건 그들 자유고 환영할 일이지만 한국당 입당 문제와는 별개”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홍 후보를 지지하고 싶으면 백의종군하고, 입당은 대선 이후 당원들의 뜻을 물어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들의 집단 탈당을 “지역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혀 정치적 빈사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며 “한국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의원은 홍 후보에게 “지게 작대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기둥뿌리 흔들리는 건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대출·김태흠·이완영·이우현 의원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표 한표가 아쉬운 상황이지만 아닌 건 아니다”며 “홍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바른정당 의원 중 일부는 탄핵에 앞장섰으며, ‘따로 살림’을 차렸다가 정치적 빈사상태가 되자 살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의 복당에 대해 “대선 이후 당원의 의사를 묻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원진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시 거리 유세에서 “배신을 거듭한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을 다시 받아들인 홍 후보도 이젠 배신자”라고 말했다. 조 후보 측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 앞에서 관련 집회를 열 계획이다.

홍준표(맨 왼쪽)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1일 밤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 소속 의원 14명과 회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