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르네상스 이후 쇠락의 길을 걷던 디즈니가 2010년대에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부활을 알린 작품은 누가 뭐라 해도 '겨울왕국(2014)'. 영화와 OST 모두 크게 히트를 하며 '디즈니의 힘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였다.

부활한 2000년대의 디즈니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로맨스 위주의 내용에서 확장해 모험과 도전 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OST 역시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에서 역동적이고 신나는 멜로디와 도전적인 가사들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우리의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하는 2000년대 디즈니 OST와 그 가사들을 소개한다.

라푼젤 (2010년)

'라푼젤'은 디즈니의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한동안 침체기에 있던 디즈니의 건재함을 보여준 작품이다. 1821년에 출간된 그림형제의 동화집에 수록된 '라푼젤(Rapunzel)'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18년 동안 성안에 갇혀 살던 라푼젤이 등불을 직접 보고 싶다는 꿈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만 원작과의 차이라면 공주가 무술이 가능한 능동적 캐릭터라는 것.

'라푼젤'에서 수많은 등불이 하늘을 밝히고 라푼젤과 유진의 감정이 사랑으로 발전하는 부분, 그리고 거기서 두 사람이 부르는 는 대표 장면과 노래로 꼽을 수 있다. 이 곡은 아카데미상을 8차례 수상한 작사·작곡가 앨런 멘켄(Alan Menken)이 참여했고, 2011년 제68회 골든 글로브 주제가상 후보에도 올랐다.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애니메이션 속 아름다운 영상과 어우러져 수상 이상의 가치를 보여준다.

겨울왕국 (2013년)

'겨울왕국'은 얼어버린 왕국의 저주를 풀 유일한 힘을 가진 엘사와 안나 자매의 모험을 그린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다. 2013년 11월,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개봉하여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2013년 개봉작 중 세계 흥행 1위,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또 제71회 골든글로브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제86회 아카데미 최우수장편 애니메이션상·주제가상 후보에도 올랐다.

특히 '겨울왕국'의 OST인

는 '디즈니 OST의 힘이란 이런 것이다'를 말하기에 충분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렛잇고~ 렛잇고~ 나 나나나 나나나"를 흥얼거렸고, 각종 매체를 통해 수많은 커버 영상과 패러디 영상이 쏟아졌다. 엘사가 자신을 옭아맸던 과거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끼며 당당하게 부르던 이 노래는 멜로디 만큼이나 가사도 멋지다.

주토피아 (2016년)

주토피아의 주인공인 주디는 작은 동물은 경찰이 될 수 없다는 편견을 깬 첫 토끼다. 경찰학교 수석 졸업 후 주토피아로 발령을 받았지만, 모두의 무시 속에 주차단속반 업무를 맡는다. 그러던 어느 날 연쇄 실종 사건이 일어나고 주디가 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주요 내용이다.

이 영화의 OST인

은 발랄하고 경쾌한 리듬과 포기하지 않는 긍정의 가사가 잘 어우러져 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건 두려움뿐이죠"라는 주토피아의 명대사처럼,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가지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을 노래다.

모아나 (2016년)

모아나는 겨울왕국과 주토피아의 성공에 힘입어 디즈니가 내놓은 야심작이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모누투이 섬이 저주에 걸리자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가 먼 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모아나는 제89회 아카테미 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 작품상과 주제가상 2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작품성과 음악성 모든 면에서 인정을 받았다.

모아나 OST인

는 모아나 신드롬의 주축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바다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모아나의 의지를 경쾌하고 진취적인 리듬에 담았다. 듣고 있으면 어디론가 모험을 떠나야 할 것 같은 이 노래. 가사를 음미하며 들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