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담배 케이스.


최근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그림이 붙은 담배가 본격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면서 경고 그림을 가릴 수 있는 '담배 케이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담배는 피우고 싶은데 후두암·폐암·구강암 등 각종 흡연 관련 질환을 경고하는 섬뜩한 그림은 웬만해선 보고 싶지 않은 흡연자들의 심리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8일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최근 한 달간 담배 케이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0% 급증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로 유통되는 담배 케이스는 최저 3000원부터 최고 7만원대까지 판매되고 있다.

담배 보관 방식도 담배 개비만 따로 보관하는 케이스부터 담뱃갑을 통째로 넣어 보관하는 케이스, 여성의 기호에 맞춘 담배 케이스 등 다양하다. 재질도 종이, 플라스틱, 알루미늄, 가죽까지 있다.

담배 케이스 구매 열풍이 이어지자 담배 유통업계도 담배 케이스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 케이스를 구매한 흡연자들은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흡연자 양모(33)씨는 "처음에는 별 신경이 안 쓰일 줄 알았는데 담배를 피울 때 혐오스런 사진이 눈에 상당히 거슬려 담배 케이스를 사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편의점 등 서울 시내 소매점에서는 흡연자의 심리를 '배려'해 경고 그림이 최대한 보이지 않도록 매대에 담배를 뒤집어 진열하는 곳도 있다.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장영진 사무관은 "개인 사업자의 담배 케이스 제조 및 판매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규제하기 어려우며, 경고 그림 정책을 도입한 해외 101개국의 사례를 파악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담배공장에서 출시하는 모든 담배 제품의 담뱃갑에 흡연 경고 그림을 표기하도록 의무화했다.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에서 혐오 그림이 삽입된 담배 제품이 진열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