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차림에 비니를 쓰면 위트 있는 스타일이 된다.

한국 아저씨들이 유독 쓰기를 꺼리는 모자. 어쩌다 한번 쓴다고 해도 너무나 멋없게 쓰는 모자. 흔히 비니(beanie)라 불리는 니트 모자다. 본래 덴마크나 스웨덴 같은 북유럽 추운 나라에서 바다 사나이들이나 사냥꾼들이 보온을 위해 썼던 모자다. 가뜩이나 점잖아 보여야 한다고 강요받는 한국 사회에서 두상에 딱 달라붙는 털모자는 발붙일 곳 없었다.

최근 여러 회사의 복장 규범이 느슨해지고, 해외 멋쟁이들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참고하는 남성이 많아지면서 모자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비니를 착용한 멋쟁이 남성도 차츰 늘고 있다. 완벽한 정장 차림에 비니를 쓰면 위트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코트와 비니의 색깔·소재를 맞추면 더욱 멋스럽다.

비니를 처음 써보는 남성이라면 어두운 계열의 색상, 머리에 잘 맞는 크기로 선택한다. 영화 '레옹'의 주인공을 떠올려 보자. 머리에 딱 맞는 어두운색 비니를 쓰면 전문직 남성 같은 단정한 이미지를 풍긴다. 소재는 캐시미어나 울 100%가 가볍고 따뜻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합성섬유가 섞인 제품은 정전기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우아한 머리 모양을 망칠 수 있다.

마치 쌀 포대를 뒤집어쓴 듯 길게 늘어지는 비니를 귀까지 덮어쓰면 촌티를 넘어 은둔형 외톨이로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옷 색깔과 조화를 이루지 않는 뜬금없는 원색 비니도 피해야 한다. 밝고 도드라지는 색은 비니 착용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 시도하는 게 좋다. 꼭대기에 털 뭉치가 대롱대롱 달린 비니도 당연히 삼간다. 중년 남성의 사회적 존재감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체온이 1~2도만 높아져도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현저하게 낮아진다고 한다. 추운 겨울 비니로 건강과 멋을 동시에 잡아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