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한·멕시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가속화한다는 등의 올해 '대외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한·중미(中美) FTA의 국내 절차를 서두르고 브라질·아르헨티나 등이 소속한 남미공동시장(MERCOSUR), 러시아·벨라루스 등으로 구성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도 신규 FTA를 추진하기로 했다. 개별 경제권과의 FTA 쪽으로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옳은 방향이다.
트럼프발(發) 보호주의 태풍은 세계 통상의 패러다임을 '다자(多者) 협력체'에서 '양자(兩者) 간 협정'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이 '양자 우선' 정책으로 돌아섬에 따라 글로벌 통상 질서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우리도 각국과의 개별 FTA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한·영 FTA 협상도 조속히 시작하고, 정치·외교적 이유로 제동이 걸린 한·일 FTA도 보다 적극적 자세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통상 전략을 양자 FTA에 국한시킬 필요도 없다. 양자와 동시에 다자 간 자유무역 체제에 적극 참여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아시아·태평양 12개국이 참여한 TPP는 미국 탈퇴 후에도 일본 주도로 계속 추진되고 있다. TPP는 무역·서비스 자유화 수준이 상당히 높은 협정이어서 미국이 빠지더라도 우리가 가입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 된다. 또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도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글로벌 경제 질서가 보호무역으로 옮겨간다 해도 우리의 살길은 대외 교역에 있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다. 트럼프 태풍이 불어닥칠수록 우리는 역으로 더 공세적인 FTA 협상으로 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 네트워크를 촘촘히 얽어 놓아야 한다. 경제 무역 영토를 넓혀 놓으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