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앞둔 대학 4학년도 전과(轉科)가 가능해진다. 교육부는 '2~3학년'으로 제한한 전과 대상 학년을 '2학년 이상'으로 바꾼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1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이달 중순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라 올해 각 대학이 학칙을 마련하면 4학년 학생도 학과를 바꿀 수 있다. 교육부는 "전공과 강의 선택권을 확대해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진로를 고민하는 4학년 학생들에게 이번 법령 개정이 새로운 취업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취업에 유리한 학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법령으로 정원을 제한한 의대·사범대 등 일부 학과를 제외하면 대학 학칙에 따라 전과가 가능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 전과 인원은 2014년 9959명에서 2015년 1만4723명으로 약 50% 늘어났다. 경제·경영(3899명), 사회과학(1908명), 컴퓨터·통신(1121명) 등 비교적 취업률이 높은 학과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이공계 학과로 옮기기 위해 공대생에게 수학·과학 과외를 받는 인문계 학과 학생도 늘었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공학 계열 취업률은 73%로 인문 계열(58%)보다 15%포인트 높다.
학생들이 전과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복수전공과 달리 입학 당시 전공이 졸업증명서 등에 기재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전공 세탁'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대학교수는 "문과생이 이과로 옮겨 융합 인재로 성장하는 것은 권할 만한 일이지만, 취업 걱정 때문에 고교 이과 수학책부터 다시 보며 전과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