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 고무 흡착판을 붙인 뒤 전구 줄을 걸어 만든 ‘전구 트리’. 흡착판이 없다면 줄을 테이프로 고정하면 된다. 콘센트와 가깝게 설치해야 편하다.

화려하게 장식된 트리는 크리스마스의 상징이다. 12월이 되면 커다란 전나무에 방울과 인형 등을 걸고 반짝이는 전구가 달린 선을 감아 온 가족이 공들여 트리를 꾸몄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집안 인테리어에 장식을 최소화하는 미니멀리즘 열풍 불면서 크리스마스트리도 점차 간소화되는 분위기다. 1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좁은 집안에 덩치 큰 트리를 구입해 설치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트리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고 화려한 장식을 생략하면서도 따뜻하고 로맨틱한 성탄절·연말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미니멀 트리'가 인기를 얻고 있다.

SNS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전구 트리'다. 인스타그램에 전구 트리를 검색하면 1만건 이상 사진이 쏟아진다. LED 전구를 활용해 크리스마스트리 윤곽만 나타내는 것이다. 벽이나 창문에 트리 모양대로 전구 줄을 설치한다. 지그재그 모양 등으로 틀을 잡아 테이프로 붙이거나 압정으로 걸면 된다.

전구 불빛은 다양한 컬러 중에 고를 수 있으며 불빛이 깜빡이는 속도를 조절해 여러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전구 트리는 재료를 구하기 쉽고 만들기도 쉽다. 대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1만원이면 전구를 살 수 있다. 전구가 달린 줄에 방울이나 인형, 아이가 그린 그림이나 사진 등을 걸어놓으면 예쁜 장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블로거 이지현(29)씨는 평소 남편과 캠핑을 다닐 때 사용하던 전구를 활용해 올겨울 집안 거실 벽면에 전구 트리를 설치했다고 한다. 이씨는 "실제 크리스마스트리는 설치할 때도, 보관할 때도 상당한 공간을 차지해 생활에 불편을 끼치지만 전구 트리는 따로 공간이 필요 없고 평소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원하는 크기에 따라 전구 트리를 벽면 가득 크게 만드는 것도 가능해 실제 트리 못지않은 포근함과 아늑함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그림으로 그린 포스터나 대형 트리 사진을 벽에 붙여 실제 트리를 대신하는 것도 인기다. 책상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아담한 크기의 트리 모양 녹색 램프, 벽지 위에 붙일 수 있고 떼어내도 자국이 남지 않는 트리 모양 대형 스티커 '벽 트리'도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