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 불시착한 주일(駐日) 미군의 수직 이착륙 ‘오스프리’ 수송기의 파손된 기체가 바다에 떠 있다.

주일 미군 해병대의 수직 이착륙기 오스프리가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 불시착해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14일 보도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사고기는 13일 밤 9시 30분쯤 오키나와현 나고(名護)시 해안에서 1㎞ 떨어진 일본 영해에 기체 고장으로 불시착했다. 이 과정에서 동체와 날개가 분리되는 등 기체가 크게 부서졌다. 승무원 5명은 모두 구조됐지만 그중 2명은 부상당했다.

오스프리는 헬기와 고정익 항공기의 장점을 결합한 신형 수송기로 지난 2007년 실전에 배치됐다. 하지만 잦은 사고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사고기는 미군이 2012~2013년 오키나와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에 배치한 오스프리 24대 중 한 대다. 미군 당국은 사고기가 공중급유기에서 급유를 받는 훈련을 하던 도중 연료 호스가 끊어지면서 기체가 불안정해져 불시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66) 오키나와현 지사는 "즉시 오스프리 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사고 지점이 헤노코만에서 불과 5㎞ 떨어진 지점이라는 것도 반발을 키웠다. 헤노코만은 오키나와의 주요 미군 비행장 중 하나인 후텐마 비행장이 이전할 부지다. 이나미네 스스무 나고시장은 이날 "비행장이 들어서면 위험이 올라갈 게 뻔하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굳은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서서 "매우 유감"이라며 "미국에 안전 대책 확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오스프리 운항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해, 미군이 이를 받아들였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그동안 "오스프리 배치를 철회하는 것은 물론, 후텐마 비행장 자체를 오키나와현 바깥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해왔다. 후텐마 비행장은 주택가 근처에 있어 소음 민원과 안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