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의 '최순실 사건' 3차 청문회에선 박근혜 대통령을 진료했던 의료진이 증언대에 섰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모종의 시술을 받느라 대처에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결론적으로 이날 청문회는 의혹의 본질에 관해선 밝혀낸 것이 아무것도 없다. 세월호 당일에 박 대통령을 본 의사·간호사조차 없었다. 대통령을 치료한 적은 있지만 그날은 아니었다고 했다. 증거 자료도 제출했다.

세월호 당일 아닌 때에 대통령에게 태반주사 등을 처방했다는 의사가 있었지만 미용 목적은 아니었다고 했다. 청와대 간호장교였던 신보라씨도 세월호 당일 대통령 관저로 가글액 등을 전달했지만 대통령을 보진 못했다고 했다. 멍 자국이 있는 박 대통령 얼굴 사진이 제시돼 김영재씨로부터 '필러(시술 자국)인 것 같다'는 대답을 끌어냈지만, 사진은 세월호 참사 한 달쯤 뒤에 찍은 것이었다.

세월호 구조 상황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가안보실장과 해양경찰청장도 출석했지만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건 없다.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그간 '청와대 굿판' '성형 수술' 같은 소문들이 떠돌아다녔지만 증거가 아니라 단서도 없다. 그 와중에 대통령 머리 손질 시간이 20분이냐 90분이냐를 놓고 논쟁도 벌어졌다. 국민적 관심사가 돼 있는 만큼 '세월호 7시간' 문제는 특검 수사로 규명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 농단'과 아무 관계 없는 이 문제로 의사·간호사들까지 불러 이런 청문회를 해야 하는지, 국회가 지금 이럴 때인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