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전문의이자 코 성형 전문의사인 박치열 씨는 이정민 아나운서를 만난 지 한 달 만에 청혼을 했다. 오랫동안 공부하고 열심히 일만 했던 터라 연애 경험이 많지는 않았지만, 결혼을 한다면 이 사람이랑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내가 성격이 정말 좋아요. 쾌활하고 밝고, 저에게는 없는 부분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죠. 이 사람이랑 살면 재밌겠다. 그래서 빨리 붙잡았어요.”
아내 이정민 씨는 방송가에서 알아주는 ‘긍정 에너자이저’다. 아이를 갖고도 임신 8개월까지 방송을 했고 출산 후에는 다시 일터로 복귀했다. 혹시 일하는 여성보다 내조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을까.
“그런 생각은 한 적이 없어요. 아내가 확실히 바쁘게 지내긴 하죠. 저녁 녹화가 있는 경우도 많으니까 집에 늦게 들어올 때도 있고요. 저는 일 끝나고 바로 집에 들어가는 편이라서 아이와 둘이 있을 때 아내가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해요. 그런데 저는 아내가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또 아내가 에너제틱하기 때문에 그만큼 아이와 잘 놀아주는 부분도 있고요.”
사실 인터뷰를 시작한 후 질문과 답변이 몇 차례 오갔지만 어색한 기운이 가시지 않는 것 같았다. 혹시 쑥스러우냐고 물었다. 아니나 다를까. 의사로서 전문적인 내용의 인터뷰만 많이 했지, 아내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애정표현을 잘 못 하는 성격인가 싶었지만 적어도 아내에게만큼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애칭부터가 ‘애기’니까.
"무뚝뚝한 성격은 아닌데 제가 사람이 촌스러워 그런지 말로는 사랑한다고 많이 못 해줬네요. 대신 카톡으로는 맥락 없이,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잘해요."(웃음)
결혼 5년 차인 두 사람은 지금까지 싸우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저는 아내가 하자는 대로 하는 스타일이에요. 이렇게 하자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자면 저렇게 해요.(웃음) 결혼 전에는 혼자 살았으니 조용하게 만화책 보고 요리 해 먹고,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아내는 들로, 산으로 다니는 걸 좋아해요. 아내가 나가자고 하면 조금 몸이 피곤하더라도 따라나서요. 그러면 재미있어요. 덕분에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해봤고요. 대신 아내가 운전은 많이 해줘요. 이동하는 동안 저는 아이랑 같이 뒷좌석에서 자고요.”(웃음)
그는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결혼 전보다 일을 늘렸다. 딸 온유가 태어날 때 개원을 하면서 일이 더 많아졌단다.
“기본적으로 주 6일 근무를 하는데 일요일에도 일할 때가 있어요. 그러다 보면 몸이 피곤하니까 아무래도 아이와 활동적으로 잘 못 놀아주게 돼서 미안한 마음이 있죠. 아내가 배려를 많이 해줘요. 남편은 쉬라고 하고, 마사지도 해주고요. 그런데 애처가 특집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아내가 저에게 잘해주는 것만 이야기하게 되네요.”(웃음)
부부 중 한 사람만 일방적으로 잘하는 경우는 잘 없다. 분명 치열 씨가 아내로부터 사랑받는 이유가 있을 터였다.
“소통이 중요한 것 같아요. 주로 애기가 잘 때나 평소 카톡으로 대화를 많이 하는데요. 제가 아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편이에요. 사실 제 얘기는 병원 얘기, 환자 얘기라 별로 재미가 없거든요. 아내는 방송국에서 일하니까 이야기가 살아 있고 재미있어요. 아내가 8할쯤 이야기하게 하고 남편은 2할 정도 이야기하면 서로 충분히 소통이 되는 것 같아요. 여자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남자가 사랑받잖아요.”
마지막으로 촬영 비하인드. 카메라 앞에 많이 서본 연예인이 아닌 이상 보통은 몸도 얼굴도 굳게 마련이다. 치열 씨도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딸 온유 양이 앞에 있다고 생각해달라고 요청하자 ‘아빠미소’가 절로 나왔다.
“온유가 태어났던 날은 날씨가 좋았어요. 굉장히 화창한 날이었죠. 뭐라고 해야 할까. 경건하고 거룩한 기분이 들었어요. 아이가 축복을 받으며 태어난 느낌이었죠. 아빠들 흔히 하는 이야기이지만 태어나줘서, 예쁘게 잘 자라줘서 너무나 고마워요. 아내와 아이를 위해 가정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