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몐양시와 공동으로 6세대 AMOLED 생산라인 건설 계약
투입 8조원의 절반이상 멘양시가 부담할 듯...정부보조금 '王' 입증

중국 최대 LCD(액정표시장치)패널업체 징둥팡(京東方, BOE)이 쓰촨(四川)성 몐양(綿陽)시와 제6세대 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생산라인 구축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선전(深圳) 증시에 상장된 BOE가 6세대 OLED 생산에 투자하는 것은 지난해 5월 청두(成都)에서 2017년 가동목표로 짓기 시작했다고 발표한 프로젝트에 이어 두번째이다. 완공되면 LCD패널을 포함해 BOE의 11번째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이 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부의 보조금을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하는 BOE의 투자액 조달방식이다.

BOE가 몐양 AMOLED 생산공장을 세우기 위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자금은 465억위안(약 7조9050억원)에 이른다. 이를 위해 우선 몐양에 자본금 260억위안의 생산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이 가운데 200억위안(약 3조 4000억원)은 몐양시가, 60억위안(약 1조 200억원)은 BOE가 조달하기로 했다.

전체 투자액과 자본금간의 차액 205억위안(약 3조 4850억원)의 경우 양측이 함께 은행 신디게이트론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사실상 전체 투자액의 절반이상을 몐양시가 기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자금조달 방식은 BOE가 중국에서 ‘보조금 왕(王)’으로 통할만큼 정부 보조금 수혜를 많이 입는 기업임을 확인시켜준다. 중국 증권일보에 따르면 BOE가 올들어 9월까지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은 17억9200만위안(약 3046억원)으로 중국 상장사 가운데 보조금 수취 1위를 기록했다.

정부보조금은 기업의 실적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시장 조사기관 윈드(Wind)의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상장사(금융사 제외) 순이익의 14% 정도가 정부 보조금에 기인했다며 6년 전만해도 이 비중은 5%에도 못미쳤다고 밝혔다.

상하이 및 선전 증시 상장사의 올들어 9월까지 전체 상장사의 93%인 2752개사가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중국에선 정부보조금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지방정부 소유 국유 상장사 가운데 10% 정도는 정부 보조금 덕에 순익을 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BOE는 혼합소유제를 통해 사실상 민영화된 기업으로 평가받지만 최대주주는 11.56% 지분을 보유한 베이징시 산하 국유자산관리위원회다.

BOE의 주요 투자원중의 하나인 유상증자 과정에서도 주요 주주인 베이징시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자금조달이 순탄했다. 2006년 18억위안(약 3060억원), 2008년 22억위안(약 3740억원), 2009년 120억위안(약 2조 400억원), 2010년 90억위안(약 1조5300억원), 2014년 460억위안(약 7조 8200억원) 등 최근 10년새 710억위안(약 12조 700억원)을 증시에서 조달했다.

BOE의 3분기 순이익은 1억4066만위안(약 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9% 감소했다. 그래도 2분기 5억1647만위안(약 878억원)의 적자에서 개선된 것이다. BOE의 3분기 영업활동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캐쉬 플로우)은 65억4800만위안(약 1조 1132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3억2100만위안(약 546억원) 늘었다.

중국언론들은 BOE 관계자를 인용해 BOE의 신규 디스플레이 투자는 모두 OLED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며 몐양 OLED 공장의 경우 늦어도 내년 2분기에 착공해 2019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BOE는 11월에 중국 TV업체 촹웨이(創維)와 공동으로 중국에서 처음으로 독자 지식재산권을 갖는 OLED TV를 개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BOE는 또 2015년 12월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서 착공한 10.5세대 LCD패널 공장에 58억위안(약 9860억원)의 자체 자금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월 9만장으로 설계된 생산능력을 월 12만장으로 확충하기 위해서다.

허페이의 10.5세대 LCD패널 공장은 60인치 이상의 대형 패널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BOE는 10.5세대 투자를 계기로 세계 디스플레이 빅3에 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BOE는 당초 2017년에 달성하기로 한 세계 디스플레이 ‘빅5 진입’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스마트폰과 PC용 패널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4년 각각 20%, 31%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덕분에 “중국은 2018년이면 한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국에 오를 것”(위츠뷰)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OE 공장은 중국 지도자의 단골 시찰 코스로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새해 첫 시찰지로 1월4일 충칭(重慶)을 찾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BOE가 지난해 3월 양산에 들어간 8.5세대 LCD패널 충칭 공장에 들러 “혁신이 중국의 5대 발전 이념 가운데 맨 앞자리에 있다”고 강조하고 “혁신을 통해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