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는 "2020년까지 흡연율 29% 달성을 위해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등 비(非)가격 정책을 집중 추진한다"고 밝혔다. 환자와 직접 만나는 임상의로서 흡연율 감소 추진이나 정부의 강력한 금연 정책 소식을 들으면 응원을 보내게 된다. 흡연은 전신 건강뿐 아니라 특히 구강 건강에 유해하고, 구강암과 호흡기암 발생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구강암은 전 세계적으로 75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졌으며, 5년 생존율도 60% 미만으로 예후(豫後)가 좋지 않다. 심평원에 따르면 국내 구강암 환자는 2011년 1만3465명에서 2014년 1만8060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러한 구강암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흡연이다. 흡연자의 경우, 구강암이 발생할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남자는 1.9배, 여자는 3배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강암 환자의 약 72%는 흡연자이며, 치료 후에도 다시 흡연할 경우 환자의 40%가 암이 재발한다는 보고도 있다.
올해 외래를 찾은 임모씨는 오랜 흡연으로 구강암이 발생한 사례였다. 임씨는 "수개월간 목이 아파 주변 인근 병원에 갔더니 단순히 '목에 염증이 있다'고 하면서 약을 지어줬는데 약을 먹을 때만 잠깐 괜찮고 영 시원치 않다"고 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었지만, 문진 도중 고등학교 졸업 직후부터 현재까지 약 30년간 하루 한 갑 반씩 담배를 태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설마' 하는 불안감을 갖고 진찰했다. 결국 혀 좌측에 의심되는 병변을 발견했고, 입원해 조직·영상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통해 설암(舌癌) 진단을 내렸다.
임씨는 치료를 위해 혀의 반 정도를 절제하고 다리에서 필요한 부분만큼 살을 떼서 새로 혀를 만들어주는 수술을 받았다. 전이 소견도 관찰돼 장기간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도 추가로 받아야 했다. 수술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던 날 임씨는 "참 힘들었다. 흡연 때문에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고(故) 이주일씨가 그렇게 '담배를 피우지 마라'고 할 때 금연할걸"이라고 말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구강암 환자들은 "(담배가) 이렇게 나쁜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손에도 대지 않았을걸"이라고 한다. 이들의 당부는 지금 담배를 피우는 누구에게나 해당할 수 있다. 담배는 당장 끊어야 하지 줄여나가는 게 아니다. 흡연으로 소중한 무언가를 잃기 전에 '금연하라'고 당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