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연말부터 인천공항에 투입될 안내 로봇과 해외 공항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 인천공항공사는 수하물을 부치는 로봇, 청소 로봇, 검색·탑승수속 등을 맡는 로봇 등도 도입할 예정이다.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는 외국인들에게 화장실 위치 등을 가르쳐주는 키 90㎝, 무게 15㎏짜리 안내 직원이 있다. 다리에 바퀴가 달린 인간형 로봇 '에뮤 3'이다. 하네다공항엔 에뮤 말고도 보안 검색을 돕는 로봇 '나오'도 일한다.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서는 로봇 '레오(Leo)'가 승객 탑승권을 스캔하고 수하물을 체크한다. 중국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의 로봇 '안봇'은 정찰 로봇이다. 4개의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해 이용객들의 얼굴을 스캔하고, 인터폴에 등록된 테러리스트가 감지될 경우 공항 보안요원에게 즉시 알려준다. 비상 상황에서는 전기충격기를 작동시켜 범죄자를 제압하기도 한다. 이처럼 세계 주요 공항에서는 로봇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인천공항에도 올해 말부터 여객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는 로봇이 등장한다. 지난 9월 LG전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능형 로봇 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인 인천공항공사는 "이르면 연말부터 현장 테스트를 시작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까지 공항 내 로봇 서비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봇 서비스가 정착되면 이용객들은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언어를 구사하는 로봇과 대화하면서 공항 내 시설과 길 안내 등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어로 질문하면 이를 알아듣고 중국어로 정보를 알려주는 식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접수된 이용객 질문·불편 사항이 모두 로봇에 입력될 예정이다. 만약 입력된 내용 외의 질문을 받으면 공항 로봇은 일단 '모른다'고 대답한 뒤 공항 안내요원으로부터 추가 정보를 습득하는 절차를 거친다. 수하물을 부치는 로봇, 청소 로봇, 검색, 탑승 수속, 공항 라운지 서빙 등을 맡는 로봇도 등장할 예정이다. 이 로봇들은 로비 등에서 여행객들과 충돌을 피하도록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게 된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셀프 서비스가 2007년 처음 도입돼 지금은 공항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이제는 로봇 서비스가 공항 운영의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로봇 활용 영역을 여객 서비스뿐 아니라 시설 관리 분야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