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웅(57·사법연수원 16기)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54·연수원 17기) 청와대 민정수석은 모두 검사장 출신으로 대통령의 ‘수석’ 법무 참모 역할을 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자리이고, 민정수석은 검찰과 경찰, 국정원을 관장한다. 이들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검찰 후배들이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방패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검찰 재직 당시 선·후배 검사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다.

김 장관은 김수남 검찰총장과 연수원 동기로 작년 6월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뒤 국회 청문회를 거쳐 같은 해 7월 취임했다. 당시 서울고검장이었던 김 장관은 사법연수원 두 기수 선배인 김진태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이 돼 화제가 됐다. 전남 고흥 출신인 김 장관은 이명박 정부 이래 두 번째 호남 출신 법무부 장관으로도 주목받았다. 당시 청와대가 지역 안배를 고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장관은 검사 시절 굵직한 수사보다는 기획 능력과 지휘 통솔력을 갖춘 관리형 검사로 평가받았다. 선배뿐만 아니라 후배 검사에게도 신망이 두텁다. 200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때 ‘김홍수 법조 브로커’ 사건을 수사하면서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검사, 경찰 총경을 구속하기도 했다.

최재경 민정수석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물러나면서 지난 달 30일 임명됐다. 현직을 맡은 지 한 달도 안 돼 사표를 낸 것이다. 최 수석은 지난 18일에야 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아, ‘임명장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물러나게 됐다.

최 민정수석은 검찰 재직 시절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특수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특수통 검사라면 한 번만이라도 거치고 싶어하는 요직을 모두 역임했다.

200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엔 ‘BBK사건’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측 인사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2011년 대검 중수부장 시절엔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구속했다.

2012년 12월 대검 중수부장 시절 특수통 후배 검사들이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에게 퇴진을 요구한 ‘검란(檢亂)’ 사태 때 배후로 몰려 전주지검장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一家)에 대한 특별 수사 지휘를 맡았지만, 유씨가 시신으로 발견되고 순천 별장 수색 당시 검찰 검거팀이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