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와 최순실씨가 2년 전 김 대표 소유 골프장에서 함께 골프를 했다고 한다. 최씨 측근인 광고 감독 차은택씨가 검찰에서 그렇게 진술했다는 것이다. 차씨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화여대 교수도 같이 골프를 했다고 한다. 시점은 우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발탁된 2014년 5월 전후다.

그동안 최순실씨와 주변 인물들이 거의 견제를 받지 않고 광범위한 전횡(專橫)을 벌일 수 있었던 이유가 미스터리였다. 그래서 사정 기관을 총지휘하는 위치의 우 전 수석이 최순실씨를 비호해왔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우 전 수석의 장모가 최순실씨와 같이 골프를 하는 사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순실-김장자-우병우'로 이어지는 연결 관계가 처음 떠오른 것이다. 실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우씨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되는 과정에 최순실씨와 맺은 인연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도 언론에 "차은택씨가 우병우 민정수석 명함을 보여주면서 '우리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 일이 있다.

이런 의심은 아직은 정황(情況)이다. 그러나 최씨가 사실상 지배한 미르·K스포츠재단이 작년부터 대기업에서 774억원을 강제 모금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일었는데도 사정 기관 어느 곳에서도 견제한 흔적이 없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지난 5월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K스포츠재단과 연계된 K스포츠클럽의 운영 실태를 조사하려다가 돌연 중단하기도 했다. K스포츠재단은 롯데그룹에서 받은 70억원을 검찰이 롯데그룹 압수 수색에 나서기 전날 롯데 측에 되돌려주기 시작했다. 이런 일을 다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검찰이 '최순실·우병우 커넥션'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