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우파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의 공동 창업자로 트럼프 캠프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스티브 배넌이 차기 비서실장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CNN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배넌은 지난 8월 폴 매너포트가 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나자 CEO로 영입돼 '2기 트럼프 캠프'를 이끌었다. 트럼프의 멕시코 대통령 방문을 추진하고 초강경 이민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보수적 선동가다. CNN은 트럼프 측 인사를 인용해 "트럼프 본인은 배넌을 비서실장 자리에 앉히는 것을 강력하게 고려하고 있지만 일부 측근은 배넌이 백악관 조직 전반을 책임지는 비서실장 자리에는 맞지 않는다고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 왼쪽부터)재러드 쿠슈너, 이방카 트럼프, 도널드 주니어, (아래 왼쪽부터)스티브 배넌, 켈리엔 콘웨이, 제이미 다이먼.

배넌과 함께 영입된 켈리엔 콘웨이 캠프 선대본부장은 백악관 대변인 자리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콘웨이 본부장은 10일 한 기자가 트위터에 "콘웨이가 행정부 자리 대신 여론조사 사업을 계속하길 원한다"고 글을 쓰자 "틀렸다"고 댓글을 달았다. 자신이 백악관 직책을 제안받았음을 시사한 것이다. 제이미 다이먼 JP 모건 최고경영자는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35)가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쿠슈너는 이날 트럼프와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만나는 사이 현 백악관 비서실장인 데니스 맥도너와 담소를 나눴다.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의 남편이자 유대계인 쿠슈너는 대선 기간에 '그림자 선대본부장'으로 통했다. 쿠슈너 외에 맏딸 이방카와 장남 도널드 주니어의 정부 참여도 거론되고 있다. 이방카는 여성·보육 정책 담당 특별보좌관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고, 도널드 주니어는 내무장관직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인척을 공직에 기용하는 것을 금지한 네포티즘(족벌 정치) 금지법 때문에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도 퍼스트레이디 시절 '건강보험개혁 추진팀'에 참여했다가 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 적이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법 조항이 모호해 트럼프라면 급여를 받지 않으면 법 위반이 아니라는 식으로 법망을 피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