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심슨 가족(The Simpson)'은 이미 2000년 방영된 에피소드 '미래로 간 바트(Bart To The Future)'에서 트럼프를 미국의 '전직' 대통령으로 설정했다.
도대체 '심슨 가족'의 작가 댄 그리니는 어떻게 16년 전에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물론 '예측'이 아니라, '설정'이었다.
그는 지난 3월 미 연예뉴스 잡지인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극 중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리사'가 가능한 한 많은 일을 하려면, 그 전임 대통령이 최악의 인물이어야 했다"고 말했다.
'미래로 간 바트' 에피소드에선 '심슨 가족'의 등장인물인 바트가 우연히 한 점성술사의 도움으로 2030년으로 가게 되는데, 거기서 여동생 리사가 자신의 꿈을 이뤄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리사는 취임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참모진과 얘기를 나누는데, 이때 대통령 리사는 이전 ‘트럼프 정부’를 언급한다. 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라 재정을 완전히 적자 상태로 만들고 물러났는데, 얼마나 심각합니까?”라고 묻자 한 관료가 “파산했다”고 답한다. 그러자 리사는 “어떻게 나라가 파산할 수 있느냐”며 황당해한다.
또 다른 장면에선 트럼프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데, 이 모습이 지난 6월 트럼프가 대선 출마 선언 후 트럼프타워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장면과 흡사해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심슨 가족'의 작가 댄 그리니는 할리우드 리포터 인터뷰에서 '트럼프 설정'은 바로 "당시 미국에게 보내는 경고"였다고 밝혔다.
그리니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설정을 넣은 것은 미국이 가장 밑바닥에 닿기 직전을 상상한 결과였다. 미국이 제정신을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극 중에서 리사가 대통령으로 취임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을 만들다 보니, 리사 이전 대통령이 가능한 많은 문제를 일으킬 인물이어야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