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의 중심지였던 서울 정동과 덕수궁 일대가 2.6㎞의 보행길로 연결돼 역사를 담은 명소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정동역사재생계획 ‘정동, 그리고 대한제국13’을 12일 발표했다. 10월 12일은 고종이 1897년 환구단에서 황제 즉위식을 하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대한제국을 선포했던 날이다.
덕수궁과 정동은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근대 한국의 역사가 담긴 곳이다. 개항 후 덕수궁 뒤편으로 각국 공사관이 들어섰고, 교회와 병원, 근대식 교육기관 등도 세워졌다. 영국과 러시아 공사관, 정동제일교회, 성공회성당, 배재학당, 이화학당, 이대병원의 전신인 보구여관 등이 대한제국 시기 이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계획의 핵심은 정동 일대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연결한 5개 코스, 2.6㎞의 역사탐방로 ‘대한제국의 길’을 만드는 것이다. 옛 러시아 공사관과 영국 대사관, 정동교회, 성공회 성당, 환구단 등을 거치며 ‘배움과 나눔’·‘옛 덕수궁역’·‘외교타운’·‘신문화와 계몽’·‘대한제국의 중심’ 코스로 나뉜다.
시는 대한제국의 길에 대한제국 국장(國章)을 활용한 바닥돌을 깔아 연 400만명 이상이 찾는 미국 보스턴의 ‘프리덤트레일(Freedom Trail)’ 같은 역사탐방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한제국의 출발을 알렸던 곳이었지만 그간 접근성이 떨어져 방치됐던 환구단과 서울광장을 잇는 횡단보도도 이날 개통한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옥상에는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광무전망대’가 설치된다. 서소문청사 주차장 출입구는 기존 덕수궁 돌담길 방향에서 서소문로 방향으로 바꿔 돌담길 쪽의 차량 진입을 줄인다. 출입구가 이전해 남는 공간엔 대한제국 시기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 커피 판매점인 ‘손탁호텔’과 비슷한 느낌의 카페가 만들어진다.
옛 국세청 별관 부지 지상은 덕수궁과 성공회 성당 등 주변 시설과 연계한 역사문화광장으로, 지하는 서울도시건축박물관으로 재탄생한다. 지하에는 보행로가 신설돼 시청역 및 시민청과 이어진다. 2018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이밖에 서울시는 이 지역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옛 덕수궁역과 옛길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거리와 필지선을 보전하고, 미래유산 및 근현대 건축자산을 발굴해 정동의 역사경관을 관리하기로 했다.
시는 문화재청과 중구가 추진 중인 덕수궁 선원전 복원사업과 환구단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