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CTV, "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 어러머에 존재하지 않는 식당과 스타벅스"고발
3.15 소비자의 날 고발 프로그램에서 어러머 등록 식당 위생불량 지적 이후 또 악재

중국 최대 음식 배달 서비스 플랫폼 어러머(餓了麽, 배고프냐는 뜻)에 유령 식당이 떠돌고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실제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유령 식당과 유령 스타벅스가 어러머에 등록돼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어러머는 앞서 3월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맞아 CCTV가 편성한 소비자 불만 고발 프로그램에서 등록 식당의 위생불량 문제가 제기돼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어러머에 등록된 식당이 인터넷에 올린 사진과 실제 사진이 다르고 일부 등록 식당은 무허가로 운영되는 실태가 드러난 것이다.

이번에 CCTV는 9월1일부터 상하이시가 ‘음식점 인터넷 서비스감독관리방법’을 시행하면서 제3자 플랫폼이 식당의 자질을 검증해야하는 의무가 생김에 따라 어러머에 등록된 상하이 식당 등을 취재했다고 전했다.

중국 CCTV는 중국 최대 음식 배달 서비스 플랫폼 어러머에 유령식당이 등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CCTV는 상하이의 동일한 주소로 돼 있는 3개 식당이 어러머에 올라있다며 현장에 가보니 엉뚱한 식당이 존재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현장의 식당 관계자는 CCTV에 식당 문을 연지 16~17년이 지났지만 어러머에 등록된 3개 식당의 이름은 들어본적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유령식당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CCTV는 어러머에 등록된 유령 식당 3곳중 한곳에 전화를 걸어 등록된 주소에서 식당을 찾을 수 없다고 하자 상하이내 다른 지역에 있는 분점에서 일하고 있어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나머지 유령 식당 2곳은 전화번호가 없어 연락할수도 없고, 그래서 실제 있는 위치도 찾을 수 없었다고 CCTV는 전했다.

실제 식당과 유령 식당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유령식당 4곳이 같은 주소로 등록한 곳에 있는 식당 옆에 문패가 없는 문을 들어가니 이들 유령식당의 상표가 적힌 배달 포장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CCTV는 전했다.

유명 브랜드를 도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어러머에 등록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아간 CCTV 기자는 배달서비스를 하지 않는 답을 들었다. 해당 매장 관계자는 어러머에 스타벅스 매장을 등록한 회사가 피소를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러머에 유령 식당이 존재하는 것은 한 직원이 약 100여개 점포를 관리해야하는 업무 과부하도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상하이에서 창업한 라자스왕뤄커지(拉扎斯網絡科技)가 운영하는 플랫폼 어러머는 중국 700여 도시의 음식점 50만곳 이상이 가맹점으로 등록할만큼 급성장했다. 총가입자 7000만명 중 실제로 주문하는 월간 실사용자 수가 1746만명에 달한다.

유령식당 같은 문제는 어러머에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서 음식배달서비스가 급팽창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라는 것이다. 6월말 기준 중국에서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1억5000만여명으로 2015년말 대비 31.8% 늘었다.

상하이시만해도 음식배달 서비스 관련 소비자 불만이 매일 2건 정도 접수될 만큼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시 식품의약감독국은 최근 어러머, 메이퇀뎬핑(美團点評), 바이두와이마이(百度外賣) 등 3대 플랫폼을 포함 7개 음식 배달 플랫폼 관계자들을 불러 경고했다고 CCTV는 전했다.

중국에서는 음식 배달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는 등 선순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메이퇀과 덴핑이 2015년 합병해 탄생한 메이퇀덴핑은 최근 CB인사이트가 조사한 전세계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은 스타트업) 가운데 기업가치가 180억달러에 달해 8위에 올랐다.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불리는 어러머는 올 4월 알리바바로부터 12억5000 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고성장의 후유증으로 생겨난 유령식당 같은 문제 근절에 나서지 않는 한 음식 배달 서비스의 지속적인 발전이 힘들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다 당국의 감독이 강화되면서 유령식당 해결이 이들 음식 배달 서비스업체들의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