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를 테마파크로 만드나... 경주, 세계유산 해제될 수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란?]

"월성(月城)처럼 1000년 역사를 가진 유적은 중국·일본은 물론 세계에도 흔치않다." "불과 74년간(710~784년) 도성이었던 일본 헤이조쿄(平城京) 유적도 50~100년을 목표로 장기 발굴을 하고 있지 않나. 귀한 유적인 만큼 신중하고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발굴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경주에선 국내외 학자들이 모인 '경주 월성 조사와 세계유산의 발굴·정비 사례' 국제 학술대회가 열렸다. 월성 발굴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고고학회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마련한 자리다. 프랑스·덴마크·중국·일본 등에서 온 세계 고건축·고고학자들도 월성의 속도전 발굴을 우려했다.

우치다 가즈노부 일본 나라국립문화재연구소 유적정비연구실장은 "발굴 기술은 매년 향상되고 있다. 발굴을 아무리 잘해도 잃어버리는 정보가 엄청난데 지금 발굴을 다 해버리면 미래의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공궈치앙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월성 발굴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 단기·중기·장기 계획을 각각 세워서 인내심을 갖고 발굴을 해나가야 한다"며 "장기 발굴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새로운 발굴 과정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천퉁빈 중국 건축역사연구소장은 "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서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반드시 개념 정리를 한 후 발굴에 반영해야 한다. 세계유산은 '완전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본다. 주변 지형이 유적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