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많이 흘리는 게 고민인 이모(24)씨는 소셜미디어에서 얼굴 땀 억제제가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약국에서 관련 제품을 구매했다. 이씨는 화장솜 형태로 된 땀 억제제를 얼굴 전체에 펴 발랐고, 손을 씻지 않은 채 무심코 눈을 두세 차례 비볐다.
집밖으로 나간 이씨는 갑자기 앞이 뿌옇게 흐려지더니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눈이 부시기 시작했다. 이틀이 지나도 눈부심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안과를 가야만 했다. 안과에서는 얼굴 땀 억제제 성분이 눈에 들어가 동공이 확대된 상태로 유지되는 부작용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이씨는 이후 3일 동안 햇빛이 강한 야외 활동을 하지 못했다.
얼굴에 흐르는 땀을 줄여주는 안면 다한증 치료제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눈에 들어갈 경우 동공확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제품의 주성분은 ‘글리코피롤레이트’로 몸 속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아세틸콜린 기능을 억제한다. 아세틸콜린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된다. 부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소변이나 침·소화액·땀 분비를 촉진하는데 아세틸콜린이 이를 억제해 땀이 나오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이 성분이 눈에 들어가거나 눈 주변에 닿으면 동공을 축소하는 부교감신경을 차단한다. 동공이 확장된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주변이 밝지 않아도 눈이 부시고 쉽게 피곤해질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며칠씩 동공 확장 상태가 이어져 야외활동이나 운전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입이나 코 주변에 바르면 입과 코가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제약사 측은 “약국에서 제품을 판매할 때 입 마름이나 동공확대와 같은 부작용 사례와 주의사항을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며 “제품사용 설명서에도 눈과 코, 입 주변에는 사용하지 말라는 주의 문구를 넣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