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이라는 양궁에서, 기대도 안했던 역도까지.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내오는 메달 소식에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조금씩 힘이 난다.
메달을 걸지 못한 선수들, 고개 숙이지 마라. 당신들도 이미 영웅이니까.
까불이·싸움닭·팬더의 '弓合'… "무자비할 정도로 완벽하다"
세 남자는 한눈에 봐도 서로 달랐다. 구본찬은 끊임없이 수다를 늘어놓으며 분위기를 주도했고, 이승윤은 진중한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그리고 '허허' 웃는 세 번째 남자 김우진은 푸근한 이웃집 형 혹은 동생 같았다. 하지만 사대(射臺) 위에 함께 선 이들은 마치 한 사람처럼 움직였다.
세트가 끝날 때마다 물병 하나를 놓고 나란히 목을 축였다. 승패를 가를 수도 있는 결정적 화살을 상대가 날릴 때도, 과녁 대신 서로를 응시하며 대화를 나눴다. 결의를 다지는 세 남자의 눈빛에선 믿음을 넘어 확신이 보였다.
7일(한국 시각) 리우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한국은 3세트를 모두 이기며 세트 승점 6대0으로 우승했다. ▷기사 더보기
팀이 번갈아 60초 이내에 3발씩 쏘는 단체전은 개인 기량뿐 아니라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출전 선수 특성에 따라 선수 3명이 쏘는 순서가 승부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1번 궁사는 슈팅 타이밍이 과감하고 빨라야 한다. 2번은 동료가 실수를 해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기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가 제격이며, 3번은 중요할 때 '한 방'을 터뜨리는 승부사 기질이 요구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김우진이 가장 먼저 활을 쐈고, 구본찬과 이승윤이 차례로 사대에 섰다.
김우진은 거침없이 활을 당기는 '속사포'이다. 20대 초반 나이지만 고교 때부터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국제 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2번 궁사인 구본찬은 대표팀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할 정도로 성격이 밝고 낙천적이다. 앞에서 잘 쏘면 그 분위기를 잘 이어주고, 실수하면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활을 쏘는 데 능하다. 구본찬은 세 경기에서 강한 허리 역할을 제대로 했다. 구본찬은 2012년 런던올림픽 준결승에서 패배를 안겼던 미국과의 결승에서 화살 6개를 모두 10점 과녁에 명중시켰다.
이승윤은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배짱이 좋다. 슈팅 감각이 뛰어나고 기술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어 큰 실수가 적다. 특히 수세에 몰렸을 때 강한 압박감 속에서도 '한 방(10점)'을 날리는 승부사 기질이 김우진·구본찬보다 낫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들은 하루 600발을 쏘는 강훈련을 견디며 훈련했다. 손바닥엔 굳은살과 물집이 잡혔고, 힘을 많이 쓰는 오른손 검지는 뒤틀려 있다. 그런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며 환상적 조합의 우승 확률을 높였다.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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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올림픽 8연패 쾌거"
최미선(20·광주여대), 기보배(28·광주시청), 장혜진(29·LH)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8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세트점수 5-1(59-49, 55-51, 51-51)으로 승리했다.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8회 연속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12개 팀이 참가한 단체전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8강에 직행한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8강전에서 일본을 세트점수 5-1(54-54 57-51 55-54)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4강전에서 대만과 만난 한국은 세트점수 5-1(60-50, 53-53 56-52)로 승리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특히 대만과의 경기에서는 1세트에서 6발을 모두 10점에 꽂아 넣으면서 대만의 기세를 완벽하게 눌렀다.
결승전에서는 러시아와 만났다. 장혜진, 최미선, 기보배가 차례로 사대에 선 양궁대표팀은 6-0으로 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사 더보기
[한국 여자 양궁, 올림픽 8연패 역사…28년간 왕좌]
[기보배 "금메달, 엄마가 끓여주는 김치찌개 맛…2020년 올림픽도 도전"]
무릎수술로 '검객 인생 끝났다' 했는데… 유쾌한 인생역전
박상영은 경남 진주제일중 2학년 때 칼을 잡았다. 그는 "펜싱을 하면서 처음으로 칭찬을 받아봤다"고 했다. 이 학교 체육 교사 겸 펜싱부 코치인 현희 코치가 그를 펜싱으로 이끌었다. 현 코치는 2002년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펜싱 에페 국가대표 출신이다.
좋은 선수와 코치의 조합.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당시 박상영은 부모의 사업 실패로 수백만원에 달하는 펜싱 장비를 살 여유가 없었다. 어머니 최명선(51)씨는 아들의 운동을 반대했다. 박상영은 어머니 몰래 학원을 빼먹고 펜싱 연습장으로 향했고, 이 사실이 발각되자 '가출 시위'까지 벌였다. 결국 어머니는 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박상영은 펜싱 입문 1년여 만인 중학교 3학년 때 각종 대회에서 메달 8개를 수확했다. 소년체전 최우수선수상도 차지했다. 경남체고에서는 현 코치의 남편인 정순조 감독이 박상영을 지도했다. 큰 대회 때마다 정 감독 부부는 자기들 자식은 친척집에 맡기고 박상영을 집에서 먹고 자도록 했다. TV로 제자의 금메달 순간을 지켜본 정 감독 부부는 "꿈을 현실로 이룬 상영이가 참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2014년 1월 최연소로 펜싱 국가대표에 선발된 그는 지난해 3월 왼쪽 무릎의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으나 끈질긴 재활로 최대 고비를 넘겼다.
올해 21세(만 나이 20세)인 그는 "기왕 여기까지 온 것, 금메달을 가져가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되뇌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 스텝에 맞춰 770g짜리 칼이 춤을 췄다. 47초 뒤, 박상영은 피스트(펜싱 경기장) 위에서 태극 문양이 새겨진 마스크를 벗고 포효했다.
그가 10일 브라질 리우올림픽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베테랑인 세계 3위 임레 게저(42·헝가리)를 상대로 막판 연속 5점을 뽑으며 15대14로 대역전 드라마를 펼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환호와 함께 기립 박수를 보냈다.
세계 21위, 올림픽 출전이 처음인 그는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에 '올림픽은 재밌는 놀이'라고 썼다. 즐기면서 덤벼든 그 앞에서 세계 2위(16강전), 10위(8강전), 13위(준결승)가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 결승에서 박상영에게 패한 임레는 "마지막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기사 더보기
[10:14… 감독조차 포기한 순간, 그의 칼이 춤췄다]
진종오 대역전극… 사격神話 쏘다
대역전의 날이었다. 사격의 진종오(37·KT), 남자 펜싱 에페의 박상영(20)이 궁지에 몰렸다가 대역전 드라마를 이룩하며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진종오는 올림픽 3연속 우승의 신화까지 썼다.
진종오는 11일 오전(한국 시각) 리우올림픽 남자 사격 50m 권총 결선(올림픽 슈팅센터)에서 193.7점을 쏘아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191.3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사격 사상 종목 첫 3연패(連覇)인 동시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3회 연속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안았다. 진종오는 2004 아테네(은1), 2008 베이징(금1, 은1), 2012 런던(금2)에 이어 네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낸 첫 한국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기사 더보기
진종오의 금메달 경기를 지켜 본 국제사격연맹(ISSF)은 SNS 계정을 통해 “UNBELIEVABLE!!”이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앞서 2008 베이징올림픽 50m 권총 금메달과 10m공기권총 은메달, 2012 런던올림픽 10m 공기권총 금메달과 50m 권총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진종오는 이날 금메달로 올림픽 개인종목 3연패를 달성했다.
경기 직후 진종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기쁘긴 한데 아직 잘 모르겠다"고 금메달을 딴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진종오는 "심리적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했던 것 같다. 누군가를 위한 사격이 아닌 나를 위한 사격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경기가 잘 풀렸다"고 우승의 비결로 침착함을 꼽았다. ▷기사 더보기
[진종오, 초반엔 흔들려 한때 7위… 마지막 한 발 남기고 역전]
장혜진, 여자양궁 개인전 금메달 대회 2관왕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의 '맏언니' 장혜진(29·LH)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장혜진은 1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독일의 리사 운루(28)를 세트스코어 6-2(27-26, 26-28, 27-26, 29-27)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 런던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해 아쉽게 올림픽 출전권을 놓쳤던 장혜진은 4년 동안 절치부심한 끝에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양궁 여자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로 대회 2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 중 2관왕에 오른 것은 장혜진이 처음이다.
장혜진은 4세트에서 연달아 두 발을 10점에 쏘면서 운루를 완벽하게 제압했고, 마지막 화살까지 9점에 쏘면서 세 발을 모두 9점에 쏜 운루를 29-27로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장혜진은 금메달이 확정된 후 인터뷰에서 "한발 한발에 모든 혼신의 힘을 실어서 쐈다"며 "너무 후련하고 기분좋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기사 더보기
정보경이 누구야?… 女유도 20년만에 일낸 '꼬마 공주'
리우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여자 유도의 정보경(25)은 우리 선수단 최단신(153㎝)이다. 하지만 평소 역기를 허벅지까지 들어 올리는 근력 운동을 할 때 자기 몸무게(48㎏급)의 3배 가까운 130㎏을 소화할 만큼 장사다.
하얀 피부에 앳된 얼굴. 하지만 몸속엔 무도인의 피가 끓는다. 네 살 때부터 태껸을 시작해 중1 때 태권도 3단이 됐다. 유도 도복은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입었다. 경기대 2학년 때 국가대표가 됐고, 2012년 런던 올림픽 땐 정정연의 훈련 파트너를 했다. '미치지 않고선 성공할 수 없다'를 좌우명으로 삼은 정보경은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를 금빛으로 장식하고 싶어 머리 색도 노랗게 물들였다.
정보경이 따낸 은메달은 금메달만큼 값지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조민선이 금메달을 딴 이후 한국 여자 유도가 20년 만에 거둔 최고 성적이다. 세계 랭킹 1위인 몽골의 우란트세트세그 문크바트(26)를 꺾은 8강전이 하이라이트였다. 정보경은 상대 전적에서 5전 5패로 열세인 문크바트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번개처럼 달려들어 문크바트를 업어 메쳤다.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한 정보경은 이원희 코치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한참을 울었다. 하지만 시상대 위에 올라선 그는 다시 씨익 웃으며 유도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정보경은 "그동안 남자 대표팀이 더 주목을 받을 때마다 '이번엔 여자들이 사고 한번 쳐보자'고 했는데 덕분에 메달을 딴 것 같다"면서 "대표팀 친구들이 제가 놓친 금메달을 딸 테니 두고 보라"고 말했다. ▷기사 더보기
[여자 유도 정보경 銀, 父 공장일 하며 뒷바라지…"내 딸, 자랑스럽다"]
[정보경, 여자 유도 48kg 은메달…"20년만에 이룬 쾌거"]
안바울 남자 유도 66kg 은메달…"통한의 한판패"
안바울은 8일 오전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리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도 남자 66㎏급 결승에서 파비오 바실레(이탈리아·세계랭킹 26위)에게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여자 48kg급에서 따낸 정보경의 은메달에 이어 유도에서 나온 두번째 메달이다.
안바울은 2015년 유럽 오픈과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2월 뒤셀도르프 그랑프리와 지난 5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마스터스에서도 모두 우승하며 금빛 전망을 밝혀왔다.
이날 경기에서도 안바울은 주특기인 업어치기를 앞세워 결승까지 순조롭게 진출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바실레의 기습적인 밭다리 공격에 한판패를 당하면서 통한의 눈물을 훔쳤다. ▷기사 더보기
[생애 첫 올림픽 무대서 '은메달' 딴 남자유도 안바울]
[안바울 "준결승 뒤 기분 붕 떠…4년 뒤 준비할 것"]
'올림픽 2연속 銀' 국내 소총 1인자 입지 다진 김종현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사격 김종현이 1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센터에서 열린 남자 50m 소총복사 결선에서 208.2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사격 남자 50m 소총 복사 결선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김종현은 이번 은메달로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사격 김종현은 고교 1학년 때부터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앓아 건강이 좋지 못했다. 특히 평상시 호흡에는 문제가 없지만 체력 훈련에 지장을 많이 받았다. 갑상선 기능 이상으로 남들보다 피곤함이 빨리 몰려와 숙소에 오면 뻗기 바빴던 김종현은 묵묵히 고된 훈련을 견디면서 올림픽 2연속 메달의 꿈을 이뤄냈다.
김종현은 런던올림픽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 사격이 효자 종목이라고 하는데 밉보이지 않게 최고의 팀을 만들고 싶다"면서 "더 열심히 해서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낸 바 있다.
김종현은 오는 14일 자신의 주종목인 50m 소총 3자세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기사 더보기
엄마 역사 윤진희, '기적 같은 동메달'에 "하늘이 주셨어요"
“하늘이 선물을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센트루 파빌리온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역도 여자 53㎏급 시상식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타난 윤진희의 눈은 눈물을 펑펑 쏟은 듯 붉게 충혈돼 있었다.
윤진희는 이날 8년만에 선 올림픽 무대에서 합계 199㎏(인상 88㎏, 용상 111㎏)을 들어올려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두 번째로 따낸 올림픽 메달이다.
사실 윤진희는 지난 2012년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역도 대표팀 후배 원정식(26·고양시청)과 결혼한 뒤 육아에 전념해 왔다. 2014년 부상을 입은 남편도 간호했다. 하지만 남편의 권유 끝에 2015년 현역에 복귀해 부부 동반으로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다.
리우 올림픽 메달도 쉽지 않았다. 윤진희는 인상에서 1차 시기에 88㎏을 들어 올린 뒤, 90㎏에 도전한 2,3차 시기에서 모두 실패했다. 용상 3차시기에서는 111㎏에 성공해 합계 199㎏을 기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윤진희는 3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메달권과 멀어 보였다.
하지만 인상 1위에서 101㎏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리아쥔(중국)이 용상에서 세 차례 시도 모두 실패하면서 실격되는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덕분에 윤진희는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기사 더보기
[원정식, 아내 메달 소식에 "5초 간 미쳤던 것 같다"]
펜싱 김정환, "돌아가신 아버지를 마음속에 품고 걸었다"
김정환은 11일(한국시간)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모이타바 아베디니(32·이란)을 15대8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메달은 김정환의 개인전 첫 메달이자 올림픽 2연속 메달이다. 김정환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구본길, 원우영, 오은석과 함께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개인전에선 32강에서 탈락했다.
김정환의 동메달은 전날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박상영(21·한국체대)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펜싱이 따낸 두번째 메달이다.
또 김정환은 자신의 후배인 구본길(27·국민체육진흥공단)을 위한 복수전에도 성공했다. 아베디니는 16강전에서 구본길을 꺾었으며, 4강에서 대릴 호머(26·미국)에게 패해 동메달 결정전에 임했다.
김정환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승기를 잡았다. 김정환은 아베디니에 연달아 검을 꽂으며 6대0으로 앞서 나갔다. 2점을 내줬다가 다시 2점을 만회한 김정환은 8대2로 앞선 채 1피리어드를 마쳤다.
김정환은 2피리어드에서 주특기인 콩트르 파라드(막고 찌르기)를 성공시켜 득점을 챙기는 등 11대3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13대8까지 쫓겼지만 2점을 더 얻으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기사 더보기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김정환은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전 메달을 목표로 했었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김정환은 올림픽에 앞서 “국가대표 펜싱 인생의 마침표로 생각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이를 고려하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김정환의 동메달은 더욱 값지다.
김정환이 펜싱을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다. 체육 선생님이 김정환의 운동 신경을 알아보고 권유했다. 김정환은 “중학교 2학년 펜싱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평범한 학생이었다”며 “체육 선생님께서 제 긴 팔을 보고 펜싱을 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펜싱의 매력에 푹 빠졌다.
김정환이 운동하면서 가장 의지했던 사람은 바로 아버지다.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김정환은 늘 아버지를 마음속에 품고 목표를 향해 걸었다. ▷기사 더보기
[남자 펜싱 김정환 4강 진출, 구본길은 16강에서 탈락]
유도 곽동한, "런던올림픽 송대남 훈련파트너에서 동메달리스트로 성장…누구보다 훈련 열심히했다"
곽동한(세계 랭킹 1위)은 11일(한국시간) 유도 남자 9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웨덴의 마르쿠스 니만(세계 랭킹 4위)을 업어치기 한판으로 제압하고 처음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곽동한은 앞선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5위인 바르람 리파르텔리아니(조지아)에게 절반 두 개를 연이어 내주며 한판으로 패하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니만을 만났다.
곽동한은 경기 시작 1분이 지나고 상대 선수와 나란히 지도 1개를 받았다. 소극적 경기 운영이 원인이었다.
공세를 이어가던 곽동한은 경기 종료 2분30초를 남기고 자신의 주특기인 업어치기로 한판승을 따내 첫 올림픽 메달이자 대한민국의 8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곽동한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현 유도 대표팀 코치인 송대남의 훈련 파트너 역할로 올림픽을 간접 경험한 바 있다.
이후 올림픽 대표선수 꿈을 키워 온 곽동한은 지난해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우승하고 8월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세계적으로 기량을 떨치기 시작했다.
특히 곽동한은 4년 만에 남자 90Kg급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리우 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라 기대를 모았다.
리우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곽동한은 "누구보다 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는 짧은 말로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기사 더보기
기보배, 멕시코 발렌시아 꺾고 여자양궁 개인전 동메달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기보배가 동메달을 따냈다.
기보배(28·광주시청)는 1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 동메달 결정전에서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를 세트스코어 6대4(26-25, 28-29, 26-25, 21-27, 30-25)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준결승에서 여자 양궁팀 주장 장혜진과 맞붙었던 기보배는 세트스코어 3대5로 패하며 올림픽 대회 2연속 2관왕 달성에는 실패했다.
바람 때문에 준결승에서 고전했던 기보배는 좌절하지 않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동메달의 주인이 가려질 운명의 5세트에서 기보배는 첫 발부터 10점을 명중시키며 집중력을 발휘했다. 기세를 올린 기보배는 다시 연달아 10점을 쏘며 발렌시아의 추격을 저지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기사 더보기
기보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발렌시아에게 승리하면서 올림픽 개인전 2연패를 놓친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8강에서 대표팀 동생 최미선(20·광주여대)을 세트스코어 0-6(23-25 26-29 27-29)으로 꺾었던 발렌시아를 상대로 '대리 복수전'도 펼쳤다.
기보배는 여자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개인전 동메달을 추가하면서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 수를 4개(금 3개·동 1개)로 늘렸다. ▷기사 더보기
'판정 논란' 딛고 귀중한 銅 거머쥔 김현우
김현우(28·삼성생명)는 15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크로아티아 보소 스타르세비치에 6대 4로 승리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는 이번 대회에서 체급을 올려 75kg급에서 출전해 2연속 금메달을 꿈꿨으나 16강전에서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에게 편파 판정을 5대 7로 아쉽게 패했다.
김현우는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나보다 땀을 많이 흘린 자,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고 말했고 이 말은 태릉선수촌 레슬링 훈련장의 슬로건이 됐다. ▷기사 더보기
레슬링 2체급 왕좌를 노렸던 김현우는 이번 대회를 통해 금메달 이상의 의미를 배웠다고 했다. "오로지 금메달만 생각하고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첫 판을 지고나서 좌절하지 않고 동메달을 향해 싸운 과정을 생각해보면 정말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란 팬들의 말이 정말 큰 위로가 됐습니다."
김현우는 전날 밤 잠들기 전 숙소 천장을 올려다 보며 지난 4년을 되돌아봤다고 한다. "'4년이 끝났구나'란 생각을 하니 후련했어요. 스스로에게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쉬자'고 되뇌이고 잠에 들었습니다."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