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광진구 능동로)을 지나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 들어서면 넓은 호수 일감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주변으로 나란히 펼쳐진 리조트 같은 기숙사 건물 5개 동을 지나면 요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융합과학관'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지하 2층, 지상 12층, 전체 면적 2만5196㎡(약 7622평) 규모로 신축되는 융합과학관은 올해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완공되면 지난 1989년 아시아 최대 규모 도서관으로 건설된 건국대 상허기념도서관을 능가하는 건물이 된다. 단일 건물로는 건국대 캠퍼스 내에서 최대 규모의 교육 연구시설로, 강화된 건국대 공학계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융합과학관 건축 현장을 지나 건국대 로고가 새겨진 랜드마크인 새천년관 건물 뒤편으로는 새롭게 조성된 2만4750㎡ 규모의 KU스포츠광장이 펼쳐진다. 지난 4월 문을 연 스포츠광장에는 학생들이 체력을 키우고 각종 동아리 행사와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축구장, 풋살장, 농구장, 족구장, 육상트랙, 조깅트랙 등의 용도별 운동시설과 개방된 형태의 야외광장이 들어섰다. 이곳에서 올해 축제 음악회와 각종 행사가 펼쳐져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올해로 창학 85주년·개교 70주년을 맞은 건국대는 매일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며 글로벌 명문 사학으로 도약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인 설립자 정신 이어가는 '민족사학'
건국대는 설립자인 독립운동가 상허(常虛) 유석창 박사가 1931년 설립한 건국대병원의 전신인 '중앙실비진료원'(이후 민중병원)을 시작으로, 1946년 '조선정치학관'이 개교하고 1959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면서 시대를 앞서가는 선각자 정신과 성실·신의·뚝심의 인성을 가진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전통적으로 강한 농축산과 동물 바이오, 수의학, 의생명과학, 부동산, 법학, 경영학 분야에 이어 최근 첨단 IT공학과 하이테크공학, 문화예술 등 융합학문과 소프트 파워 학문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산학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에 선정되는 등 지속 가능한 미래 발전을 위한 대학혁신을 선도해가고 있다. 또한, 정부의 청년고용 창출 사업인 '대학창조일자리센터'와 대학생 현장실무능력 강화 및 대학-기업 간 일자리 매치를 위한 'IPP(장기현장 실습제)형 일학습 병행제' 사업에 선정되며 미래 사회를 선도할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의 기반을 확고히 갖췄다. 현재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에 있는 글로컬(GLOCAL)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지난 70년간 창의적 혁신과 역동적 성장으로 민족의 대학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발전했다. 지난 70년간 학사 15만7437명, 석사 3만4048명, 박사 3821명 등 20만명에 이르는 동문을 배출했다.
송희영 총장은 "건국대는 동포가 직면한 굶주림, 질병, 무지를 몰아내는 것이야말로 구국독립의 지름길이라 여긴 '조국독립정신'과 '인술정신', 사회과학 교육을 통한 지도자 양성과 전국의 농민·노동자 교육을 통한 경제부흥의 기초를 닦는 '교육정신', 조국 잃은 농민들의 비참한 모습을 개선하겠다는 '농촌혁명정신'이 깃든 진정한 민족사학"이라며 "설립자 상허 유석창 박사의 이러한 건학정신에 기반을 둔 투철한 교육관과 국가에 대한 봉사정신, 사회 흐름을 간파하는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대대적 대학혁신과 교육·연구역량 강화, 국제화를 통해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건국대는 ▲우수교수 초빙과 첨단 교육시설 확충 ▲교육 혁신과 연구역량 강화 ▲해외교류 확대 ▲창업 지원과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 ▲파격적 장학혜택 ▲다양한 봉사를 통한 사회공헌 등 교육 품질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찬규 입학처장은 "건국대는 통합교육과 교양교육을 강화해 복잡한 문제에 체계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해 창의적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고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했다. 2031년까지 아시아 30대 대학,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정부의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PRogram for Industrial needs Matched Education) 사업'에 선정되면서 이러한 비전에 날개를 달게 됐다. 사업 선정으로 오는 2018년까지 3년간 450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건국대는 프라임사업을 통해 앞으로 전통적인 강점 분야인 바이오와 ICT(정보통신기술)융합 등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생명과학·정보통신 중심으로 '새로운 100년' 준비
이러한 비약적 발전은 건국대학교법인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건국대학교법인은 지난 10년간 3100억원 이상을 교육환경 개선에 쏟아부었다. 이러한 재정 지원에 힘입어 건국대는 젊고 유능한 교수를 지속적으로 초빙, 지난 2000년 605명이던 교원 수가 올해는 약 1200명으로 2배 증가했다. 더불어 22개의 교육시설까지 신축하면서 교육 및 연구 역량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2007년에는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노벨상 수상자 3명을 동시에 '석학교수'로 초빙해 공동연구와 강의를 진행하는 등 국내 대학의 연구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WCU(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사업 모델이 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1년부터 설립자인 상허 유석창 박사의 맏며느리인 김경희 이사장이 취임해 법인 수익사업을 성공시키면서 탄탄한 재원을 마련, 대학 인지도와 학교 브랜드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김 이사장은 대학 남측부지 '스타시티 개발'과 능동로 개발 등으로 학교 재정을 확충하면서 대학의 브랜드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덕분에 입학 성적과 경쟁률이 매년 상승하며 수험생 사이에서 최고 선호대학으로 자리 잡았다.
건국대는 앞으로 전통적 강점 분야인 '생명과학(바이오)'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창의적 혁신을 선도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대학이 변화하고 혁신해야 미래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융합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렸다. 건국대는 이를 위해 융·복합 소양과 인성을 길러주는 '상허교양대학', 학부 교육을 사회 수요에 맞게 혁신하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대학교육혁신원'을 출범하며 대대적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창의적 혁신, 역동적 성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송 총장은 "대학의 3대 중심 기능인 교육·연구·봉사 등에서 근본적이고 질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수와 학생, 동문이 한마음이 돼 '감동 주는 대학'
'존경받는 대학' '사회와 학생 모두 만족하는 대학'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