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3 총선에서 지상파 3사(KBS· MBC·SBS)와 한국방송협회는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를 구성해 출구 조사를 진행한다. 3사는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에 출구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출구조사는 전국 2500여개 이상의 투표소에서 약 65만명의 실제 투표 유권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65억여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12일 "일단 2500곳을 기본 조사 투표소로 정해놓았지만, 경합도에 따라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투표소에서 출구 조사를 하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조사 대상 투표소는 2500곳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했다.

방송 3사는 지난 19대(2012년) 총선부터 전 지역구를 대상으로 출구 조사를 벌여왔다. 이전에는 지역구의 30~40%인 70~100개의 접전 지역구를 골라 출구 조사를 하고 나머지는 선거 1~2일 전에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을 써왔다가, 정확한 결과 예측에 실패하자 조사 방식을 바꾼 것이었다.

하지만 15대 총선(1996년)부터 시작된 출구조사는 5번 연속으로 정확한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 15대 총선에선 여당인 신한국당이 과반인 175석을 차지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39석을 얻어 큰 격차를 보였다. KBS와 SBS가 공동 출구조사를 벌인 16대 총선(2000년)에서는 21개 지역구의 당선자를 잘못 예측했다. 2004년(17대) 총선 역시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과 야당인 한나라당의 의석을 각각 170석과 100석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152석 대 121석으로 차이가 컸다.

18대(2008년) 총선부터는 예측 의석수를 특정하지 않고 '○○○석~○○○석 사이'와 같이 범위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바꿨지만, 여전히 예측은 정확하지 못했다. 전 지역구를 대상으로 출구 조사를 벌인 19대 총선에서도 예측은 빗나갔다. 새누리당 의석은 KBS가 131~147, MBC는 130~153, SBS는 126~151로 예측했지만, 실제 의석은 152였다. 민주통합당(127석) 의석은 아예 걸친 곳도 없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총선 역시 19대 총선과 같은 방식으로 실시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맞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초로 도입된 사전투표의 결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도 변수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사전투표의 표심은 여론조사 기법으로 보정할 것"이라며 "접전 지역 출구조사 표본을 더욱 늘리는 방식으로 여론조사 신뢰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19대 총선 당시에도 17곳의 당선자 예측이 틀렸지만, 그중 16곳은 '접전' 지역으로 분류해 놓았던 곳"이라며 "이번 출구조사도 비교적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방송 3사는 같은 출구 조사 원자료를 받지만, 이를 자신들만의 사전 여론조사와 분석 방식을 통해 각자 예측치를 내기 때문에 결과는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 같은 접전 지역이라도 방송사마다 다른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전체 의석수 예상치가 서로 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