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아랍어로 번역한 웹툰‘치즈 인 더 트랩’.

지난 1일, 인기 웹툰 '노블레스'의 신규 연재분이 올라오자 하루 만에 400개 넘는 영문 댓글이 달렸다. "갈수록 흥미진진해 다음 화(話)를 기다리기 힘들다" "완결되면 지도교수 태클을 피해 처음부터 다시 볼 거다"란 댓글이 줄을 이었다. 네이버가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만든 '라인 웹툰'에 영어권 독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K웹툰'이 한류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가능성을 본 네이버와 다음이 웹툰을 들고 해외 시장에 진출했고, '탑툰' '레진코믹스' 같은 신생업체들도 합류했다. 네이버는 '라인 웹툰'을 통해 영어 91개 작품, 중국어 57개 작품, 대만어 91개 작품, 태국어 48개 작품, 인도네시아어 29개 작품을 연재한다. '레진코믹스'는 작년부터 일본에서 유료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후지TV의 '메꽃'을 웹툰으로 재해석해 한·일 동시 연재도 하고 있다.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우리 쪽에 연재 의사를 타진해오는 일본 작가들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 웹툰의 경쟁력은 치열한 데뷔전에서 비롯된다. 장종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국내 수많은 만화학과 졸업생과 지망생들이 국내 경쟁을 뚫어야 네이버나 다음에 정기 연재를 할 수 있는 만큼 수준작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창완 세종대 교수는 "1주일 간격으로 올컬러 웹툰을 연재할 수 있는 노하우와 인프라를 갖춘 나라가 한국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아래로 화면을 내리면서 읽는 웹툰 방식도 스마트폰 시대에 최적화돼 있다.

번역 문제도 현지 팬들의 참여로 해결해가고 있다. '라인 웹툰'에서는 각국 팬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웹툰 번역을 한다. '노블레스'와 '신의 탑'이 29개 언어로 번역됐다.

문제는 수익성. 장종은 박사는 "웹툰은 원소스멀티유즈를 통해 드라마, 영화, 게임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웹툰 원작인 '치즈 인 더 트랩'은 케이블 드라마 중 최고가인 200만달러(약 24억원)에 중국에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