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균재 기자] 전 WBA 슈퍼페더급 세계챔피언 최용수(44)의 복귀전이 오는 4월 9일 충남 당진에서 열리는 한국권투연맹(KBF) 전국신인왕전 4강전의 메인이벤트로 최종 결정됐다.
KBF는 4일 “지난해 말부터 최용수와 복귀전에 대해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KBF 최대 행사인 신인왕전을 통해, 그리고 이왕이면 최용수의 고향인 당진에서 의미있는 복귀전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한국 프로복싱의 아이콘이었던 최용수는 1995년 12월 아르헨티나 원정경기에서 WBA 슈퍼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한 후 1998년까지 7차 방어(7차례 중 4차례가 원정경기)에 성공했다. 이후 일본 프로모션 소속으로 재기해 2003년 1월 WBC 동급 세계타이틀매치에서 시리몽콜 싱마나삭(태국)에게 판정패한 후 은퇴했다. 통산 34전 29승(19Ko) 1무 4패.
최용수는 2006년 격투기 대회인 K-1에 데뷔해 2연승을 거뒀고, 2007년 12월 일본 격투기 스타 마사토와 일전을 펼쳤지만 기권패한 후 완전히 링에서 떠났다. 이후 경기도 시흥시 등에서 지금까지 ‘최용수복싱체육관’을 운영해왔다.
이번 최용수의 복귀전은 프로복싱으로는 13년 3개월 만이고, 격투기를 포함해도 9년 4개월 만이다. 최용수는 지난해 2월 “복귀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40~50대 중년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내 나이 때 한국의 중년은 대체로 직업적으로나, 가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중년에게 아직도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하고 싶다. 두 번째는 여러 사정 상 복서가 아닌 K-1파이터로 링을 떠났다. 링의 주인은 복서다. 복서로 은퇴하고 싶어 다시 글러브를 끼려 한다. 마침 한국복싱이 너무나도 침체돼 있어 내 도전이 활력소가 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한국권투위원회(KBC)를 통해 복귀전을 타진했으나, 극심한 복싱 흥행침체에 KBC 내분이 겹치면서 지난해 말 KBF로 방향을 틀었다.
최용수는 “복귀전이 어렵게 성사된 것으로 안다.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다. 또 많은 나이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링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용수는 최근 현역 복서 시절 운동했던 극동서부체육관의 김춘석 관장을 찾아 훈련을 하고 있다.
최용수의 상대선수는 당초 한국챔피언을 목표로, 국내선수를 고려했으나 대부분의 복서가 ‘40대 중반 전 세계챔피언’을 꺼리는 까닭에 외국선수로 결정했다. 현재 일본, 필리핀, 태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협상 중이며 수일 내에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최용수의 복귀전은 오랫동안 스타플레이어가 없었던 한국 프로복싱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중년의 도전’으로 큰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특히, 경기가 최용수의 고향인 당진에서 열리는 까닭에 현장의 반응은 더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고령 복서 기록은 한국의 경우 1959년 5월 7일생인 최영곤(부산 거북체)이 2005년 5월 9일 46세 22일의 나이로 1회 KO승을 거둔 바 있고, 1964년 4월 1일생인 이경훈(춘천 아트복싱체육관 관장)은 40세 8개월인 2005년 1월26일 한국 미들급 타이틀을 차지하며 최고령 한국 챔피언이 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는 2014년 4월 버나드 홉킨스(미국)가 만 49세 3개월의 나이에 WBA라이트헤비급 획득한 것이 최고령 기록이다. 앞서 홉킨스가 2011년 5월 WBC동급 챔피언에 오른 바 있고(만 46세 4개월), ‘할아버지 복서’로 유명한 조지 포먼(미국은)은 헤비급에서 만 45세 10개월의 세세계챔피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한국 프로복싱은 WBA, WBC 양대기구를 기준으로 지인진이 2007년 7월 WBC페더급 3차 방어전을 마친 후 타이틀을 자진 반납한 후 지금까지 노챔프국으로 남아 있다./dolyng@osen.co.kr
[사진] KBF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