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카페, 음악 카페, 사주 카페, 키즈 카페…. 골목마다 각종 카페가 넘치는 가운데 최근 '플라워 카페'가 서울 홍대 앞, 합정동, 가로수길 등 젊은 층이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생기고 있다.

플라워 카페란 카페와 꽃집을 합친 형태로 꽃과 음료를 함께 파는 곳이다. 전문적으로 꽃을 만지는 플로리스트들이 주로 운영한다. 가게 한쪽에선 꽃을 구매할 수 있고, 일부 가게에선 꽃꽂이 수업도 받을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더화원’내부. 말린 꽃이 천장과 책상 위 등 곳곳에 꽃혀 있는 실내에서 외국인 손님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서울 동교동 '플로르떼'는 플로리스트 허은영(33)씨와 오승용(33)씨 부부가 함께 연 카페다. 가게 안을 메운 생화(生花)는 아내 허씨의 작품으로 이틀에 한 번씩 새 꽃으로 갈아준다. 서울 옥인동 '두플라워&카페', 동숭동'제프리 플라워카페', 서교동'드볼비' 등에서도 꽃 판매와 수업을 병행한다. 2년 전 가로수길에 문을 연 '플로바리스'는 최근 오픈한 한남동 대림 D뮤지엄에도 매장을 냈다.

플라워 카페의 가장 큰 매력은 도심 속 힐링 공간이라는 점. 천장과 탁자 위 등 가게 곳곳에 꽃과 화분이 놓여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 대신 식물들로 인테리어를 대신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꽃은 드라이 플라워(말린 꽃). 가게에 따라서는 안개꽃·수국과 같은 생화에서부터 촉감과 생명력을 유지한 화훼 가공품인 보존화까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꽃들을 선보인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꽃향기가 그윽하게 풍기는 이곳에선 커피보단 꽃이 들어간 음료를 마셔줘야 한다. '꽃 있는 공간'의 특성을 살려 꽃차부터 커피에 꽃향 시럽을 섞은 음료, 식용 꽃을 사용한 음료 등을 만들어준다.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더화원' 최현준 사장은 "젊은 층 말고도 40·50대 여성들이 단골손님"이라며 "차 외에도 한약재로 만든 십전대보탕, 쌍화탕 등을 즐겨 마신다"고 했다. 플라워 카페를 애용하는 박신영(45·주부)씨는 "일반 커피숍엔 20·30대 젊은 층이 많아 시끌벅적한 반면 플라워 카페는 조용하고 분위기도 차분해서 친구들과 자주 찾는다"고 했다.

'플로바리스' 박가희 팀장은 "비슷비슷한 커피숍과 디저트 카페가 많아지면서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라며 "이 때문에 식용 꽃을 사용한 음료와 꽃이 가득한 새로운 개념의 공간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