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 주요 증시에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은 국가는 베네수엘라였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해 1월 2일부터 12월 24일까지 주요 54개국의 주가지수 등락률을 집계한 결과, 베네수엘라가 269.8% 상승하며 1위를 기록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올해 물가 상승률이 100%를 넘어선 데다가 통화인 볼리바르화의 가치가 떨어지자, 갈 곳 없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주가지수가 폭등했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은 110%에 육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트비아(2위)와 헝가리(3위) 주가지수가 올해 각각 42.1%, 41.6%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라트비아와 헝가리가 경제 개혁을 지속해온 결과 주식시장이 살아났다고 분석했다.
선진국 가운데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식시장이 활기를 띤 국가는 아일랜드(6위)다. 올해 들어 아일랜드 주가지수는 29% 올랐다. 아일랜드는 3분기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독일과 일본 주가지수도 각각 9.9%, 7.7% 오르면서 2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올해 박스권에 머무르며 3.3% 상승하는 데 그쳤다. 54개국 가운데 22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스 증시는 올해 25.9% 하락하며 가장 많이 떨어졌다. 그리스는 지난 7월 국제통화기금(IMF) 채무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렸다.
국제 유가가 이달 들어 30달러 선까지 떨어지면서 산유국들의 증시도 부진했다. 사우디아라비아(-17.5%)·카타르(-16.5%)·쿠웨이트(-14%) 주가지수도 하락폭이 컸다.
올 한 해 세계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미국과 중국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올해 큰 폭으로 오르내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7% 상승했다. 지난 6월 5000선을 돌파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반기 들어 다시 3000선으로 내려왔다. 미국 다우지수는 올해 1.6%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