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네이버 웹툰 상위권을 장식하는 한 생활 연애 웹툰이 있다. 서울 남자 윌과 부산 여자 메리의 장거리 연애를 담은 가 그것이다. 작가 마인드C가 아내와의 연애를 토대로 그린 이 웹툰은 회당 평균 1백만 뷰를 넘고 1천 개 이상의 댓글이 달린다.
이 웹툰이 유독 뜨거운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이들의 평범하지만은 않은 상황이 한몫한다. 서울에 사는 윌과 부산에 사는 메리는 장거리 연애 커플로, 나이 차는 열두 살에 성격도 정반대다. 겉보기에만 우락부락한 상남자일 뿐, 윌은 닭발을 보지도 먹지도 못하는 데다 예민하고 소녀 감성을 가졌다. 반대로 열두 살이나 어린 메리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예스러운 취향과 감성을 가졌고, 애교가 넘치기보다는 터프한 편에 가깝다.
“개인적으로 정철연 씨의 (부부의 일상을 그린 웹툰)라는 작품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전까지 남자의 시선에서 그린 연애 만화나 생활 웹툰이 거의 없었거든요. 물론 두 작품에는 차이가 있어요. 남편 ‘마조’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아기자기한 성격의 주부라면 윌은 외모는 마초지만 섬세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죠. 여자친구 메리와는 장거리 연애 중인 데다 나이 차도 많이 나고요. 모든 연애는 다 특별하지만 저희의 상황이 조금은 더 독특하다고 생각해서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처음부터 아내가 이 일을 찬성한 것은 아니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5년 이상 연애를 했어요. 그중 3년 가까이 아이템(연애기간의 에피소드)을 메모해두었죠. 그리고 이런 일상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조금씩 어필했어요. 처음에는 조심스러워하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자기 이야기가 나오니까요. 그래도 설득을 했고, 지금은 아내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요.”
실제로는 웹툰보다 더 달달한 신혼
장거리 연애, 장기간 연애를 거쳐 결혼에 골인한 이들은 아직 풋풋한 1년 차 신혼부부다. 2014년 3월 가 처음 게재되던 당시, 둘은 이미 약혼을 마친 상태였다.
"약혼하고 나서 첫 연재를 시작했어요. 그리는 중간에 헤어지거나 파혼하면 안 되잖아요.(웃음) 최소 내년 3월까지는 연애 이야기로 풀고 그다음에야 결혼생활이 등장할 것 같아요."
부부가 된 마인드C와 '메리'의 실제 삶은 어떨까. 웹툰을 위해 사랑이 샘솟는 커플로 과장한 줄 알았더니 그 반대다.
"실제보다 덜 오그라들게 각색한 거예요. 저는 메리만큼 사랑스럽고 예쁜 여자를 만난 적이 없거든요. 결혼한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극 중 요리를 못한다고 묘사된 메리는 어느덧 주부 9단이 되어 안팎으로 남편을 내조하고 있다고.
"아내가 요리를 못해서 결혼하면 내가 해야겠구나, 각오하고 있었어요. 근데 아내가 요리를 못하는데 하는 건 좋아해요. 처음엔 (맛없는 음식을 먹느라) 좀 고생스러웠는데, 지금은 아주 잘해요. 덕분에 결혼 전보다 8㎏이나 더 쪘죠."
작품활동도 결혼 이후 더 잘 풀렸다고 말한다. 남자의 시각에서 해석 불가능한 여자의 심리를 아내를 통해 보완하고 결과적으로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종종 '어떻게 이렇게 여자 마음을 잘 아세요?' 하는 댓글들이 올라와요. 다 아내 덕분이에요. 같은 소재라도 저 혼자 그리면 제 시각에서밖에 해석이 안 되는데, 아내가 한 번 더 읽어주고 첨언해주거든요. 여자의 심리는 물론 디테일한 사투리까지요. '우리 그때 광안리 해변에서 맥주 마셨잖아. 그때 자기 표정이 어두웠는데, 그때 왜 그랬어?' 하고 물으면 '이런 고민을 하고 있어서 그랬어' 하는 식이죠. 결혼하길 참 잘한 것 같아요."(웃음)
웹툰 작가가 되려면?
많이 읽고, 보고, 나만의 개성 찾을 것
웹툰이 대세인 요즘은 과거와 달리 다양한 포털사이트에서 만화를 게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고, 그만큼 더 많은 천재가 튀어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웹툰 작가가 꿈인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그림을 못 그리더라도 스토리나 구성으로 승부할 수 있으니까요. 성공한 웹툰 작가들은 정말 많이 벌어요. 그만큼 대우도 좋고요. 다만 더 치열해졌죠. 웹툰 작가를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저는 많이 그려보라고 해요. 그리기 싫을 땐 만화를 많이 보라고요. 그리고 자기만의 개성을 찾으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