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우즈베키스탄 수출이 미국 정부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T-50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수출 협상을 벌였으나, 최근 미국 정부가 기술 유출 및 외교 정책 등의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계약 예상 규모는 12대 4억달러(약 4500억원)어치였다.
T-50은 미 록히드마틴의 기술 지원으로 개발됐다. 항전(航電) 장비, 엔진 등 대부분의 핵심 기술이 미국산이다. 이 때문에 미 무기수출통제법 등의 적용을 받아 수출은 물론 외국에서 전시할 때도 미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T-50이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 태국에 수출될 때 미국의 허락을 맡았다. 미 정부는 기술 유출 문제 외에도 T-50이 우즈베키스탄에 수출되면 주변 국가와 긴장 관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뿐만 아니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및 공군은 우즈베키스탄에 T-50을 수출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과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4월엔 우즈베키스탄 국방장관이 7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한민구 국방장관과 군사교육교류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T-50의 경공격기 모델인 FA-50 시뮬레이터에 직접 탑승하기도 했다. KAI 측은 "미 정부가 수출 승인을 하진 않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 여전히 T-50 도입을 원하는 만큼 미국을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 2015.10.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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