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진(20·이화여대 수학교육과 1)양과 이준석(19·고려대 경영학과 1)군은 작년에 수능 등급(국어·수학·영어 합)을 9월 모의고사 때보다 각자 4, 3등급씩 끌어올렸다. "잘못된 공부법을 바꿔가며 수능 직전까지 꾸준히 공부했다"는 둘의 성적은 30여일 만에 눈에 띄게 올랐다. 지난 9월 대수능 모의고사에서 만족 못 할 결과를 받아든 수험생이라면 이들의 공부 이야기에 주목해 보자.

양수열·임영근 기자

국어ㅣ철저한 문항 분석으로 만점

이군은 고 3 1학기까지 수시 준비에 더 비중을 뒀다. 그는 "수능 공부 시간이 부족해 6월 대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나쁜 걸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도 "9월 모의고사에서 국어·영어 성적이 모두 3등급이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이군의 발목을 잡은 건 국어였다. 고 3 때까지 1등급을 받은 적이 손에 꼽힐 정도였다. 2~3등급을 왔다갔다하던 국어 성적을 잡는 게 급선무였다. 문제풀이하면서 감을 유지하는 게 국어 공부의 전부였던 이군은 공부법을 확 바꾸기로 결심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간신히 3등급에 걸친 점수를 받아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성적 향상의 핵심은 철저한 문항 분석이었다. 6·9월 모의고사를 시작으로 기출 문제를 다시 풀어봤다. 문학·비문학 영역에서는 정답인 이유를 정확히 모르면서 맞히거나 틀린 문제 모두 정답의 근거를 찾으려 노력했다. 선택지가 정답이거나 오답인 이유를 본문에서 찾아 일일이 연결지은 것이다.

"객관식 문제에서 선택지에 '1+1=2'라는 당연한 내용이 있더라도, 주어진 지문에 '1+1=2가 아닐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 있을 수 있어요. 그렇다면 위 선택지는 틀린 내용입니다. 배경지식을 무시하고 지문에 입각해 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문학 영역은 EBS 연계교재에 나오는 작품들의 ▲핵심 줄거리 ▲전체적인 주제 등을 숙지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특히 고전문학을 분석하는 게 효과적이었다. 연계교재에 출제된 부분이 수능에 그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전문학은 옛말로 쓰여 전체 흐름을 알아야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지문당 1~2분씩 단축한 덕에 다른 문제를 풀 때 시간을 더 쓸 수 있었다.

그는 "9월부터 모의고사 1회를 이틀에 걸쳐서 풀 정도로 문항 분석을 꼼꼼하게 해 10월 모의고사부터 국어 1등급을 받았다"며 "이전 6개월 동안 100회가 넘게 모의고사를 풀었던 것보다 1개월 동안 15개 모의고사를 분석한 게 훨씬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군은 1등급 커트라인이 원점수 91점이던 지난해 수능 B형도 100점을 맞았다.



수학ㅣ개념과 오답 풀이, 노트에 정리


유양은 고 3이던 2013년에 최상위권 학생이 주로 찾는 수학 학원에 다녔다. 여름방학 때는 1주일에 300문제씩 풀 정도로 공부량이 많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유양은 "그해 수능 때 4등급을 받았다"며 "만점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스킬을 익혔지만 나는 개념이 잡혀있지 않아 잘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재수학원 종합반에서 공부한 유양은 수학 단권화 노트를 만들었다. 기본 개념서를 보고 개념의 원리와 정의, 정리 등을 적고 학원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추가했다. 여기에 오답노트와 문제를 풀 때마다 새로 배운 점을 함께 정리했다. 고 3 때와 비슷하게 진도를 맞춰, 9월 모의고사가 끝나자 마자 노트를 완성했다. 그는 "노트를 정리하면서 비로소 각 문제에 어떤 개념을 써야 하는지 깨달았다"며 "지금 시점에는 각자 취약한 개념만 정리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10월부터는 평가원과 교육청에서 출제한 모의고사를 풀기 시작했다. 2014학년도 수능부터 10월 서울시교육청 모의고사, 9월 대수능 모의평가 순으로 최근 것부터 풀어내는 식이다. 실전처럼 90분 시간을 정해 하루에 한 회를 마무리하고 오답노트를 정리했다. 유양은 "출제된 지 오래된 문제들은 최신 경향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모의고사부터 풀었다"고 설명했다.

계산 실수를 줄이기 위한 이중계산도 효과적이었다. 문제를 풀고 나서 답이 나오기 직전 과정을 거꾸로 되짚은 것이다. 예컨대 35×9를 계산해서 315라는 답이 나왔다면, 다시 315÷9를 계산해 35가 나오는지 확인했다. 유양은 "몇 번 해보면 이 방식에 금세 적응할 것"이라며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아 터무니없는 감점을 줄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