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의 유해가스 배출량 조작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고급 브랜드인 아우디도 210만대에 배기가스 조작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배기가스 조작 엔진은 검사장에선 인체에 해로운 질소산화물, 미세 먼지 등 유해가스에 대한 저감(低減) 장치가 작동하지만, 도로를 다닐 때는 저감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엔진이다. 이 때문에 미국·스위스·네덜란드 등에선 폴크스바겐 경유차 판매가 중단됐다.
이번 사건으로 경유차가 친(親)환경 시대에 적합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경유차 기술을 자랑하는 독일 업체가 미국의 환경 기준을 맞추지 못해 검사장에서만 유해가스를 줄이는 사기성 '꼼수'를 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디젤 승용차 시판을 막다가 2001년 국산 경유차가 유럽에 수출된 것을 계기로 당시 우리보다 규제가 느슨했던 유럽에 맞춰 국내 경유차 허용 기준을 낮췄다. 2005년부터는 경유 승용차 시판도 허용했다. 그 후 경유차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해 한 해 경유차가 100만대 가까이 팔리고 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경유차들은 도로에서 유해가스를 마구 내뿜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경유차 질소산화물 허용 기준은 2005년 km당 0.5g에서 작년 0.08g으로 6배 이상 강화됐다. 하지만 그동안 대기 중 질소산화물 농도(濃度)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유럽은 앞으로 경유차 유해가스 허용 기준을 실제 도로 주행 기준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유해가스 기준을 주행 기준으로 바꾸고 그 기준을 못 지키는 경유차들은 외국산이든 국산이든 가리지 않고 생산과 판매를 중단시켜야 한다. 그래야 자동차 업체들이 한눈팔지 않고 신기술 개발에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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