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이 '아베 담화' 내용에 맞춰 자체 홈페이지 역사 설명 코너를 개편하면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 등 과거 일본이 주변국에 끼친 구체적인 피해 내용은 삭제하고, 그 대신 일본이 전후 일관되게 사죄해왔다는 내용과 함께 '2차대전 관련국 정부와 개인에 대해 모든 보상을 마쳤다'는 내용을 길게 강조했다.
19일 공개된 홈페이지에서 외무성은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여성의 명예와 존엄을 훼손한 문제"라면서 "모든 배상은 법적으로 해결됐지만, 이미 고령이 된 위안부들의 현실적인 구제를 위해 '아시아여성기금' 사업 등에 최대한 협력해왔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또 "일본의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정당하게 평가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여성기금 사업이란 과거 일본 정부가 '국가로서의 책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텨 일본 민간인들이 보상금을 모금했던 사업을 뜻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우리가 원하는 건 일본 정부의 사죄와 보상"이라는 이유로 대다수가 거부했다. 일본 외무성의 주장은 '일본은 잘못을 인정하고 화해의 노력을 해왔는데, 한국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외무성은 "일본의 과거 행동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의 마음은 전후 역대 내각이 일관되게 가졌다"면서 "다만 전쟁과 아무 상관없는 미래 세대가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또 "독일은 일본과 달리 전후 처리를 일괄적으로 하지 못하고 분단됐기 때문에 나치 희생자들에 대해 개인 보상이라는 형태를 취했다"면서 "일본과 독일은 전후 처리 방식이 다르게 실시됐기 때문에 양국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