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범죄를 연상시키는 표지 화보로 “여성 폭력을 성적 판타지로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남성 잡지 ‘맥심 코리아’ 측이 공식 사과했다. 문제가 된 잡지는 전량 회수해 폐기하기로 했다.
맥심 한국판 편집장 이영비씨는 4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맥심 한국판은 최근 발행된 2015년 9월호 뒷면과 해당 기사란에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싣는 실수를 범했다”면서 “범죄 현장을 잡지 화보로 연출하는 과정에서 결코 범죄 행위를 미화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그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전적으로 잘못이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반성해 현재 판매 중인 9월호를 전량 회수해 폐기토록 조치하겠다”며 “이미 판매된 9월호로 인해 발생한 판매 수익은 전액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수익금은 성폭력 예방 단체나 여성 인권단체에 기탁할 예정이다.
맥심 코리아는 앞서 9월호 표지에 중년 남성이 한 여성을 승용차 트렁크에 가둬 납치하는 장면을 화보로 실었다. 트렁크 밖으로 여성의 다리가 삐져나와 있고, 발목에는 청테이프가 감겨 있다. 남성은 트렁크에 손을 얹은 채 담배를 피우며 서있다. 화보 아래에는 “진짜 나쁜 남자는 바로 이런 거다. 좋아 죽겠지?”라는 문구도 함께 쓰였다.
이뿐만 아니라 잡지 속 화보에도 같은 남성이 여자 시체가 담긴 트렁크를 열거나 검은 비닐을 끌고 가는 장면이 실렸다. 남성이 트렁크 속 여성에 손을 뻗치는 장면에는 “선생님, 오늘 촬영은 강간범이 아니라 살인범 콘셉트입니다만”이라는 설명도 있다.
이를 두고 독자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여성에게 가하는 범죄를 남성의 매력으로 묘사하고 있다” “성적 유희만을 위한 잘못된 미화로 실제 범죄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2차 피해까지 입혔다” 등 강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맥심코리아 측은 당초 “살인, 사체 유기의 흉악 범죄를 느와르 영화적으로 연출했을 뿐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한 바 없다”고 반박했고, 지난달 29일에는 페이스북에 “미화할 거였으면 (배우로) 소지섭을 썼겠지”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일자 삭제하기도 했다. 이후 비판이 더욱 거세지자 결국 편집장이 직접 사과문까지 게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