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최근 롯데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신 회장의 ‘한국어 실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수도권 재선 의원은 “신 회장의 한국어 발음이 어눌해서 솔직히 좀 놀랐다”며 “한국어 발음이 일본어 발음 같아서 정확히 알아듣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일상생활에서는 한국어보다 일본어가 편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특히 신 회장이 11일 대국민 사과에서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정치권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총괄 회장님에 대한 의중을 말씀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아버님을 많이 존경하고 있습니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러나 신 회장의 특유의 한국어 발음 때문에 그의 대답은 실제로는 “저눈 아버니므로 많이 존겨하고 있으므니다”라고 들렸다. 일부 방송사는 신 회장의 발음을 그대로 뉴스 자막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선 신 회장의 과거 ‘발음’을 묶은 동영상이 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 회장의 ‘항소’ 발언이다. 신 회장은 2013년 5월 국회 국정감사 및 청문회 불참으로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당시 그는 법정을 나와 “항소하실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에 질문에 “어, 업스미다” “깐싸하니다”(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한국 재계 서열 5위 기업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 실력에 대해 대다수 국민이 쉽게 납득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지만 “본질과 상관없는 얘기”란 지적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롯데 사태의 본질은 국내 재벌의 고질적인 지배구조 문제”라며 “신 회장의 한국어 발음이 조금 어색한 것이 이번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