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지난달 31일, 2012년 8월 이래 3년 만에 처음으로 '블루문(blue moon)'이 떴다. 말뜻만 보면 '파란 달'이지만, 블루문은 색깔과는 무관하게 한 달에 두 번 뜨는 보름달을 일컫는다. 달의 공전주기(29.5일)가 양력 한 달보다 짧아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월초(月初)에 보름달이 뜬 뒤 같은 달 30일이나 31일에 보름달이 한 번 더 뜨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한 달에 두 번 뜨는 보름달이 '블루문'이라고 불리게 됐을까.
여러 추측 중 어원(語源)에 바탕을 둔 설명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블루문'의 '블루(blue)'는 지금은 사라진 영어 단어 'belewe'에서 유래했다. 'belewe'는 '배신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블루문'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배신자 달'이라는 뜻으로 통용됐다.
서양에선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이나 뜨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불길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두 번째 보름달은 진실을 거스르는 배신자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1524년 기독교 성직자들의 권위를 강하게 비판한 선전물에도 이러한 뜻으로 쓰인 '블루문'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이 책자에는 "성직자들이 달을 가리켜 '저 달은 배신자다(the moon is belewe)'라고 하면, 사람들은 그 말을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belewe'라는 단어가 사라지면서 'belewe moon'은 발음이 비슷한 'blue'로 표기가 대체돼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