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70%를 넘보고 있는데, 용산구만 예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6월 용산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59.0%를 기록해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았다. 지난달보다 0.5%포인트 오르기는 했지만 서울 평균이 69.6%고, 용산구가 속한 강북 지역이 71.5%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크다.
용산구와 전세가가 비슷한 수준인 광진구와 비교하면 이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용산구 아파트 3.3㎡당 평균 전세가는 1266만원이고, 광진구는 1259만원으로 용산구가 7만원 정도 높다. 하지만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용산구가 2244만원, 광진구가 1754만원으로 무려 490만원이 차이가 난다.
용산이 전통적으로 강북 지역에서 손꼽히는 ‘부촌’이었던 만큼 고가 아파트가 많지만, 재건축이 진행되거나 재개발 구역에 속한 아파트 또한 많아 평균 전세가격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용산에서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재개발 사업만 4곳이고, 이중 효창 4구역과 5구역은 각각 지난해 2월과 올 6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 이주절차가 진행 중이다. 효창 6구역도 사업시행 인가 전 단계로 교통영향평가 등 각종 심의를 받고 있다. 재건축 사업도 준공을 앞두거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 무산으로 사업이 보류된 구역을 제외하면 3곳에선 조합이, 3곳에선 추진위가 만들어진 상태다.
그동안 용산에서 개발 사업이 좌초되거나 지지부진해 기반시설이 부족한 만큼 전세로 들어올 만한 수요계층이 적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양해근 삼성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어떤 지역을 가든 번화가를 고루 갖춘 강남 지역과 달리 용산은 동부이촌동과 한강로변을 제외하곤 기반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이 많아 전세 수요계층을 끌어오기엔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용산구 아파트 전세가율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용산공원 조성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고, HDC신라면세점이 용산을 내세워 시내면세점 대기업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개발 호재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지지부진했던 개발 사업들이 진척이 되면 재개발도 진행되고, 이에 따라 집값과 전세 수요의 동반 상승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전세가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