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서울 보라매공원 청소년회관 운동장에선 10~30대 남녀 30여명이 모여 운동을 한다.

특별한 운동기구 없이 철봉과 평행봉 등으로 운동을 즐기는 '스트리트 워크아웃(street workout)', 즉 길거리 운동을 하는 동호회 '바킹즈' 회원들이다. 값비싼 운동기구를 이용하지 않고 길거리나 야외에 있는 구조물을 이용하는 맨몸운동이다.

이들은 팔굽혀펴기나 윗몸일으키기, 물구나무서기 등의 동작으로 몸을 푼 후 철봉에 매달려 본격적 운동에 들어간다. 철봉을 한 바퀴 돌기도 하고 한 손으로 매달려 각종 동작을 취하기도 한다. 철봉 기둥을 위아래로 잡고 몸을 땅과 수평이 되게 만드는 '사이드레버'(휴먼플래그 또는 가로본능)나, 푸시업을 한 상태에서 두 발을 공중에 띄운 자세를 취하는 '플란체' 등 고난도 기술을 연습하는 사람들도 있다.

스트리트 워크아웃 동호회 ‘바킹즈’ 회원들이 사이드레버(위)와 백레버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박근영(29) 바킹즈 대표는 "운동도 하고 매번 새로운 동작을 익히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고 했다. 오재근(25) 회원은 "처음에는 턱걸이 하나 제대로 못했는데, 몇 달 만에 상체를 철봉 위까지 들어올리는 머슬업에 성공했다"며 "회원들끼리 새로운 동작이나 운동법에 대한 요령을 알려주며 잘못된 자세를 잡아주기도 한다"고 했다.

스트리트 워크아웃은 운동은 체육관에 가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방식으로, 경제적 부담 없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지역별로 동호회도 활동하고 있다. 서울의 바킹즈와 바버그즈를 비롯, 부산의 바록, 대구의 박치기, 광주의 봉인해제 등이다. 바버그즈에서 활동하는 정한별(19)씨는 "운동 5~6개월 만에 근육도 생기고 힘도 붙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스트리트 워크아웃 동영상을 만들어 온라인에 무료 배포하는 로캣맨의 정창훈(31)씨는 "스트리트 워크아웃의 가장 기본적인 도구는 철봉"이라며, "철봉 운동만 1주일에 서너 번씩 꾸준히 해도 팔과 어깨에 근육이 생기고 생활에 활력도 생긴다"고 했다. 페이스북에서 홈페이지 '스트리트 워크아웃'을 운영하는 유신재(23)씨는 외국 서적이나 동영상 등을 분석해 운동 요령과 새로운 동작·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동호회 '박치기' 회원 20여명은 지난 4일 동성로 대구백화점 중앙무대 앞에서 길이 2~3m 파이프로 만든 철제 구조물을 철봉 대용으로 활용해 운동을 했다. 회원들은 턱걸이,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은 물론, 사이드레버나 철봉에서 물구나무서기 같은 고난도 기술도 선보였다. 박진석(21) 대표는 "일반인이 하기 힘든 기술이나 포퍼먼스로 행인들의 박수를 받았지만 스트리트 워크아웃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서커스가 아니다"며 "길거리에서 노래 공연도 하고 패션쇼도 하는 것처럼, 우리가 매일 하는 운동과 길거리 문화가 결합된 생활체육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