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100년 만의 가뭄으로 큰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 해외 언론들도 관심을 보이며 이번 가뭄이 북한 정권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조선의 각지 농촌들에서 100년래의 왕가물(가뭄)로 심한 피해를 받고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통신은 "8일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44만1560여 정보의 모내기를 한 논에서 13만 6200여 정보의 벼모들이 말라가고 있다"며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에서는 모내기를 한 면적의 80%, 황해북도에서는 58%의 논이 마른 상태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한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 기상청도 북한 가뭄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황해도, 평안도 등 곡창지대가 있는 서부지역이 특히 심각한 상태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강수량이 평년(1981~2010년까지 30년 평균) 수준의 절반을 밑돌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한의 현재 가뭄은 작년의 강수량이 워낙 적은 상태에서 2년 연속 악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올여름 장마가 늦게 시작될 것으로 보여 가뭄이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변국들 북 가뭄에 관심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 대사는 북한에서 직접 이앙기를 몰고 모내기를 도왔다고 북경신보가 19일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18일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북한의 요청이 있으면 식량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관영 CCTV도 18일 밤 북한의 갈라진 논과 말라가는 농작물을 보여주며 "100년 만의 가뭄"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중국이 가뭄 피해를 당한 북한에 식량 등을 지원하며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