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 Design)’는 환경 디자인을 통해 사전에 범죄를 예방하는 기법이다.즉, 디자인을 개선해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 욕구를 위축시키는 것이다. 어떤 디자인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지 한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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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곳이나 다세대 주택 뒷골목 등은 범죄에 취약하다. 문제는 24시간 경찰이 감시할 수 없기 때문에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것. 이런 곳의 골목 담벼락에 산뜻한 벽화를 그리거나 어두운 골목에 눈에 띄는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환경을 바꿈으로써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셉테드(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 Design)'다. 말 그대로 디자인으로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이 셉티드다.

서울 염리동 소금길에 위치한 한 담장에 꽃에 물을 주고 있는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색 바랜 담장 위에 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 캐릭터가 그려진 그림은 어두침침했던 분위기를 환하게 바꾼다. 좁은 골목길에 추억의 땅따먹기 게임이나 재밌는 미로를 그려주면 골목이 하나의 놀이터로 변해서 그곳을 지나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셉테드를 담당하는 옥성준(30·생활 안전계) 경장은 “디자인으로 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 욕구를 억제할 수 있다”며 “서울 도봉구는 셉테드 적용 후 범죄율이 40%나 감소했다”고 했다.

또, 건물에 방범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도 셉테드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2동엔 다세대주택 구역이 있다. 이 지역 다세대주택 외벽에 나온 가스관들은 가시나무처럼 뾰족한 가시철로 덮여있다. 살짝 스치기만 해도 베일 것처럼 날카로운 가시철은 도둑들이 가스관을 타고 집 안으로 침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여성안심귀갓길' 노면 표시와 LED등이 설치되고 난 전 후 모습 비교.

지역 주민들은 셉테드 활동에 직접 참여해 적극적으로 범죄를 예방한다. 지난 4월부터 서울 논현동 주민들은 경찰과 함께 특수형광물질을 창틀, 담벼락, 가스관 등에 같이 발랐다. 특수형광물질은 자외선 특수 장비를 비춰야만 형광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육안으로 식별이 쉽지 않지만 만일 범인이 이것을 닿으면 지문이나 족적을 남겨서 검거에 큰 도움을 줄수 있다. 또, ‘형광물질 도포 경고 표지판’을 설치해 불법 침입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한편, 셉테드 사업을 주관하는 법무부는 지난 4월부터 강력범죄나 외국인범죄 등이 빈번한 지역을 선정, 환경개선이 시급한 11개 지역을 셉테드 지역으로 정했다.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셉테드 사업을 통해 주민이 범죄에 대해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17%가 증가했다”면서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셉테드 사업을 활발히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