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네팔 강진은 예견된 참사였다.
지진 발생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현지시각) 전세계에서 모인 약 50명의 지진전문가들과 사회학자들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1934년의 강진이 재발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지질학과장 제임스 잭슨은 “마치 악몽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격이다”이라면서 “물리적으로나 지질학적으로나 이번 지진은 우리가 예측한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카트만두의 지진을 특히 우려했었다. 카트만두의 지리적 위치 뿐 아니라 이 도시의 인위적 환경이 취약해 참담한 결과를 낼 것이 뻔했기 때문. 잭슨은 “지진은 자연현상이지만, 사람을 죽이는 것은 지진이 아니라 빌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의 지진 문제는 위험한 지역에 사람들이 밀집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지진피해 국제연구소의 동남아 지역 담당자 하리 키는 “네팔 당국도 지진 위험지역의 인구 과밀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사안이 워낙 방대해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모르는 사이에 일이 터졌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카트만두 근처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2000여명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