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새로운 위협 안 되는 사드 레이더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가 중국에 새로운 군사적 위협이 되는가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사드는 공격용 무기가 아니라 날아오는 적 탄도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떨어지는 마지막 종말(終末) 단계에서 요격하는 방어용 무기"라고 했다.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 미사일이 중국에서 미국을 향해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할 수 있는지도 논란거리다. 사드의 최대 사거리는 200㎞, 최대 요격 고도는 150㎞다. 미국을 향하는 중국의 ICBM들은 보통 한반도보다 북쪽 지역을 날아가기 때문에 사거리 밖에 있다. 설사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더라도 고도가 1000㎞에 육박해 사드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핵심은 미사일을 탐지하는 레이더 시스템이다. 미군이 보유한 사드 AN/TPY-2 레이더.

군 소식통은 "중국 미사일이 한반도를 겨냥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드 미사일은 중국 측에 의미가 없다"며 "중국에 '유사시 우리(한국)를 미사일로 공격할 생각이 있어 그렇게 사드에 민감한 것이냐'고 반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드 레이더에 대한 중국 측의 반발에 대해서도 충분히 반론을 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드 레이더(AN/TPY-2)는 적 미사일을 정밀하게 탐지할 수 있는 X밴드를 사용한다. 조기에 적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전진 배치(Forward Based)용과 적 미사일 낙하 단계에서 미사일을 탐지해 요격을 유도하는 종말 단계(Terminal Based)용이 있다. 일본에 2기가 배치된 전진 배치용은 최대 탐지 거리가 약 2000㎞에 달한다. 전진 배치용이 미군 평택 기지에 배치되면 중국 내륙 지역 ICBM 기지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수 있다.

하지만 종말 단계 요격용은 탐지 거리가 1000㎞ 미만이고 유효 탐지 거리는 600㎞ 안팎이다. 평택 기지에서는 북한 권역(圈域)만 주로 감시할 수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에 탐지 거리가 짧은 종말 단계 요격용 레이더를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자는 "주한미군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의 탐지 거리를 감안할 때 이지스함(탐지 거리 1000㎞)이나 북 미사일 발사를 지상에서 감시 중인 이스라엘제 그린파인 레이더(탐지 거리 900㎞)보다 탐지 거리가 짧아 중국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정부 태도가 국민 불신 키워"

한·미 군 당국은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할 경우 레이더 방향도 북쪽으로 고정해 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레이더 자체는 수송기나 트레일러로 수송할 수 있을 만큼 작고 방향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전파 출력이 강해 안전지대를 설정해 놓아야 한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없다고 한다.

많은 전문가는 정부가 좀 더 명확한 태도를 취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사드 관련 세미나에서 "미국에서 사드 문제만 나오면 정부가 '미국과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만 반복, 국민을 불신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THAAD·Theater of High Altitude Area Defense)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의 약자로, 지상으로 떨어지는 적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고도 40~150㎞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를 말한다. 해상에서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SM-3와 함께 미국 미사일 방어(MD) 체계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