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의회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삼부 뎀베렐〈사진〉 의원은 "최근 몇 년간 몽골에선 민족주의가 득세하면서 외국 자본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생겼지만, 곧 실수를 깨닫고 이를 되돌리는 중"이라며 "몽골에선 시장 중심적인 사고방식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했다.
몽골 국립경제연구소를 거쳐 몽골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뎀베렐 의원은 199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7년 동안 상공회의소장을 4번 연임했다.
뎀베렐 의원은 작년 말 울란바토르 국회의사당 집무실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 정부는 해외 투자자들의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정치 리스크를 줄이고 법제도적 투명성을 확보하는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몽골에 대한 해외 직접투자(FDI)는 2011년 47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012년부터 주요 광산에 대한 외국인투자규제법을 도입하면서 작년 21억달러로 급감했다.
뎀베렐 의원은 "풍부한 자원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일부 정책 결정자들이 표를 얻기 위해 '이제 우리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구호를 외친 결과"라며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실패라기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의 시행 착오"라고 했다.
뎀베렐 의원은 "특히 내년 아셈 정상회의 유치를 계기로 수많은 비즈니스 미팅이 예정돼 있다"며 "세계시장의 주요 투자자들 앞에서 몽골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몽골의 경제는 그동안 3C, 즉 구리(Copper) 석탄(Coal) 중국(China)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형태로 발전해 왔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관광·서비스업 투자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레인보 이코노미'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현재 몽골 경제에서 광산업은 총 산업 생산의 63%, 총 수출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오유톨고이, 타반톨고이 등 몽골의 주요 광산에는 '머리'를 뜻하는 '톨고이'가 붙어있다"며 "그러나 몽골의 미래는 광산이 아닌 국민들의 '톨고이'에 달려있다"고 했다.
그는 수년 전 북한 상공회의소 창립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했지만, 북한의 개방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몽골 사람들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생각은 훨씬 닫혀 있다"며 "경제보다 정치와 군(軍)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북이 글로벌 무대에 동참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했다.